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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동행’ 최종구-김기식 정책코드 간극 어떻게 좁힐까

‘모호한 동행’ 최종구-김기식 정책코드 간극 어떻게 좁힐까

등록 2018.04.06 11:23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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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金 ‘원팀’ 강조했지만 순항 여부는 의문은산분리·조직 구성 두고 충돌 요소 잠재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왼쪽)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16층 금융위원장 집무실을 방문해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김기식 금융감독원장(왼쪽)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16층 금융위원장 집무실을 방문해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서로 손을 맞잡으며 의기투합을 다짐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과연 순탄하게 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최종구 위원장과 김기식 원장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관 기관의 간부와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만났던 것 이후 3년여 만이다.

과거에는 서로의 상황 때문에 으르렁거렸던 사이였지만 이제는 한 팀이 됐기 때문에 어떻게든 웃으며 지내야 하는 시점이 됐다. 두 사람도 이 배경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날 비공개로 이뤄진 회동은 나름대로 서먹한 기분 없이 잘 끝났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1시간 정도 이어진 면담에서 원칙에 입각한 기업 구조조정 정책 수립,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위와 금감원의 협력과 소통 강화 등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 최 위원장은 김 원장을 ‘혁신의 적임자’라고 평했고 김 원장도 최 위원장의 뜻에 동조했다.

김 원장이 금융위 고위 간부들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나섰지만 정책을 수립·추진하는 과정에서 두 기관 간 의견 차이가 언젠가는 한 번 크게 틀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하다. 두 사람이 평소 갖고 있는 정책적 의견 방향이 꽤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뚜렷한 의견 차이로는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허가와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은산분리 제한적 완화 문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중화를 위해 어떻게든 노력하겠다는 것이 최 위원장의 뜻이지만 김 원장이 반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위원장은 “금융권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여러 방식을 통해 신규 참여자를 더 늘어날 것이고 결국 기존 금융 시장에 대한 자극이 돼 금융 시장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연내 출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국의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김 원장이 취임 직후 은산분리 완화 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지켜보겠다”고 말하면서 의원 시절보다 유연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변수다. 그러나 이 문제에 워낙 민감하게 반응했던 김 원장이기에 금융위와 의견 충돌을 빚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금융위에 묶여 있는 금감원의 예산 승인권과 인사권을 두고 김 원장이 최 위원장에게 반기를 들 우려도 점쳐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금감원 임원에 대한 임면권과 예산 승인권은 모두 금융위에 있다.

법적인 조항만 따지면 금감원이 금융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딱히 많지 않다. 더구나 감독 결과에 대한 제재 시행 권한도 금융위에 있기 때문에 금감원이 금융회사나 재벌을 제대로 견제하기에는 현실적 파워가 너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와 금감원의 구조적 상하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촉발될 우려가 있고 나아가 금융 정책과 감독 부서의 존폐를 두고 의견이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의 한 간부는 “김기식 원장이 과거 국회의원 시절 금융위를 없애겠다고 했던 발언을 기억한다”며 “금감원의 현실적 한계를 타파하겠다는 이유로 금융위에 내려진 권한을 침해하려 한다면 상당한 갈등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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