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에도 셀트 ‘흙수저’ 삼바 ‘금수저’실적差 큰 데 삼성 ‘사고’ 셀트 ‘팔아라’외국계보고서 영향력 강해 주가에 파장
13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의 주가 향방은 서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실제 삼성바이오는 지난 3월초 46만5500원에서 최근(지난 11일) 58만4000원까지 한 달반 가까이 25% 넘게 지속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37만2000원에서 최근 29만8000원까지 되려 20%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는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다져나가며 바이오 대장주 자리로 군림하려는 모습이다. 셀트리온은 시총 4위로 밀려난 상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는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제조사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이 ‘사기꾼’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당시 국내에서 미지였던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개척한 ‘퍼스트 무버’라면, 삼성바이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셀트리온을 추격하면서 삼성그룹의 차세대 주력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두 기업 모두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의약품 위탁 생산 사업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거대 제약사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기업을 바라보는 외국계의 시선과 평가는 다르다. 최근 일본계 노무라증권에서는 삼성바이오에 대해 호평 일색한 보고서가 나왔는데 이때 셀트리온의 주주들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일 일본계 노무라증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28%씩 성장할 것”이라며 목표주가 57만원을 제시했다.
반면, 노무라증권은 올해 1월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당시 주가보다 낮게 제시했다. 여기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너무 높다며 ‘매도’(Reduce) 투자 의견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또 앞으로 12개월간 해당 종목의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연구·개발비(R&D) 회계 이슈와 관련해서도 외국계 증권사는 이 두 회사에 서로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지난 1월 독일계의 도이치증권 보고서에선 “셀트리온 그룹의 연구개발(R&D) 비용 자본화(capitalizes)는 세계 동종 기업들보다 훨씬 높다”며 “이 때문에 높은 수익성을 올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셀트리온이 직접 지출한 R&D 비용의 비율은 27%에 불과했다”며 “2016년 기준 세계 동종 기업의 평균은 81%”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이슈가 터졌을 때는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고 매수를 주문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유독 셀트리온에 대해서는 깎아내리기 일수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잘나가던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 발목을 잡자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모건스 쇼크’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지난해 모건스탠리 보고서에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내건 사업목표는 비현실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으며 투자의견 ‘비중축소’, 적정주가로 8만원을 제시했다.
반면 최근 삼성바이오에 대해선 “생산 시설 증축과 바이오시밀러 상업화로 성장 잠재력”이 있다며 호평했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셀트리온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가 공매도 세력과 무관치 않다며 항의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도 모건스탠리의 이런 움직임을 놓고 공매도 차익실현을 위해 일부러 셀트리온의 기업가치와 사업전망을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기도 했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셀트리온과 관련해 대량의 공매도 물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같은 보고서를 전후해 셀트리온의 공매도 거래는 급증했다.
무엇보다 동종업계이면서도 이 두 회사에 대한 평가가 서로 상반돼 주가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상 금투업계에서는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는데 무엇보다 국내 증권사에선 거의 없는 ‘매도’ 의견을 외국계 증권사가 냄으로서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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