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50kWh 사용가구 전기료 8만9190원→6만5680원7월 전기료 인하 혜택 못받으면 8월 소급 적용“공론화 거쳐 누진제 등 전기요금 개편방안 마련”
정부는 7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를 하고 7∼8월 누진제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기요금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1·2단계의 상한선을 각 100㎾h(킬로와트시) 올리는 게 골자다.
정부 대책의 핵심은 7~8월 등 여름철에 누진제 구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해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현재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구간은 매월 전력 사용량 기준으로 0~200kWh, 201~400kWh, 401kWh 이상 등 3개로 나뉘어져 있고 구간마다 요금이 차등 적용된다.
7~8월과 12월~다음해 2월은 1000kWh 이상 구간 누진 요금이 일시적으로 적용된다. 월 전력 사용량이 200kWh 이하 구간에는 1kWh당 93.3원, 201∼400kWh에는 187.9원, 400kWh 초과에는 280.6원이 각각 부과된다.
산업부는 2016년 8월 한시적으로 7∼9월 구간별 사용량을 50kWh씩 확대했는데 올해에는 100kWh씩 늘린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1512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월평균 1만370원(19.5%)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청구된 7월 요금에 인하분을 소급하기로 했지만, 요금 걱정 때문에 그동안 냉방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국민을 도울 방법은 없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대책이 늦었다는 지적에 “통계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그런 면에서 속도가 늦은 점은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7월 22∼26일 검침을 마친 419만 가구의 7월 고지서를 분석했는데, 분석이 최근에야 완료됐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올해 7월 전기요금이 작년보다 크게 늘지 않았다. 이는 정부 대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다수 국민이 전기를 아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누진제 문제를 해결하려면 폐지밖에 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말 원래 6단계인 누진제를 3단계로 개편했기 때문에 구간을 더 개편하는 방식으로는 국민 불안을 잠재우기에 한계가 있다.
산업부는 누진제에 대한 더 근본적인 대안으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요금 선택권을 부여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계시별 요금제는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요금을 차등하는 것으로 산업용과 일반용 전력에는 이미 도입됐다.
아울러 산업부는 올해 하반기에 스마트계량기(AMI)가 보급된 가구를 중심으로 계시별 요금제 실증을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세종 스마트시티에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또 계시별 요금제의 필수 인프라인 AMI를 전국 2250만가구에 보급하는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백 장관은 “이번 한시 지원대책은 재난 수준의 폭염에 대응한 긴급대책이며, 이 대책으로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국회와 상의하면서 누진제를 포함해 전기요금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편 방안을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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