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관련 법안 이달 국회 통과 가능성↑‘3호 인터넷은행’ 인가 작업에도 힘 실릴 듯 인터파크·SK텔레콤·네이버·신한은행 ‘급부상’취약한 수익구조와 성장세 둔화는 고민거리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라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 이후 국회에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16일부터 열릴 8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이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인터넷은행에 한해 예외적으로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자는 데 여야가 상당히 의견을 접근했다”면서 “이달 안에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인터넷은행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제3호 인터넷은행’ 인가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당국이 새로운 후보를 물색해왔으나 은산분리 규제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아질 조짐을 보임에 따라 지원자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인터파크와 네이버, SK텔레콤 등 통신·IT 기업을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하고 있다. 앞서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통해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업이다. 아직 공식적인 행보에 나서지는 않았으나 각각은 인가 신청을 염두에 둔 채 상황을 예의주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래에셋대우와 협력관계를 쌓아온 네이버가 가세할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사업권 인가 신청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와 네이버 등 IT 기업과 직·간접적으로 의사를 교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만일 신한은행이 인터넷은행 사업에 뛰어든다면 우리은행이나 KB국민은행과 같이 지분 참여 방식이 될 공산이 크다. 물론 이 은행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디지털 역량은 상당한 도움을 안길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들 기업이 실제로 인터넷은행 설립에 뛰어들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지난 1년 동안 인터넷은행의 취약한 수익성이 드러났고 앞선 두 은행의 흥행으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새로운 플레이어를 끌어당길 만한 유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 중 가계대출에 크게 의존하는 수익구조는 여전히 인터넷은행이 풀어야할 과제로 지목된다. 예대마진과 서비스 수수료가 사실상 수익의 전부인 지금의 구조로는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된다 해도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출범 초기라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신용평가 시스템 역시 걱정스런 부분으로 꼽힌다.
아울러 ‘카카오톡’과 같이 소비자를 모을 만한 강력한 플랫폼이 없다면 사업을 시작한다 해도 미풍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권 전반에 불어온 ‘디지털뱅킹’ 열풍에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서비스 수준이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성장 속도(계좌 개설)는 차츰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9~10월께 금융산업 경쟁도를 평가한 뒤 결과에 따라 추가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