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신산업 성장 막는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국회에 법안 마련 촉구···8월 중 처리 관측도지분 34% 보유 허용하는 ‘특례법’이 유력해KT·카카오, 규제 완화 시 지분 확대 나설 듯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은행 규제혁신 행사에 참석해 “은산분리는 금융의 기본원칙이지만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인터넷은행에 한해 IT기업이 자본과 기술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국회를 향해 은산분리 관련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인터넷은행의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에서 비롯됐다. 그는 “인터넷은행이 지난 1년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었고 금융권 전체에 긴장과 경쟁을 불러일으켰다”면서도 “규제가 발목을 잡아 금융시장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 제출된 은산분리 관련 법안 통과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오는 16일부터 열릴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이란 기대감도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현재 국회 정무위에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은행 지분 50%를 보유할 수 있게 하는 ‘은행법 개정안’과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만 34%까지 지분 보유를 허용한 뒤 5년마다 재심사를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 5건의 법안이 계류돼 있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10%(의결권 있는 주식 4%)로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정’으론 IT기업 중심의 인터넷은행이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발의된 법안이다. 이 중 인터넷은행을 위한 특례법을 제정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엔 호재다. IT기업의 지분 보유 제한이 풀린다면 증자 등 이슈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케이뱅크는 증자를 시도할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KT를 대주주로 둔 지금의 구조로는 자본 확충에 한계가 있었고 20개사에 달하는 복잡한 주주 구성 탓에 의견 수렴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당초 1500억원 규모로 계획했던 2차 유상증자도 일부 주주의 이탈이 점쳐지면서 300억원을 수혈하는 데 그쳤다. 영업에도 차질을 빚었다.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일부 대출 상품과 마이너스통장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대주주인 IT기업의 지분율을 크게 높이는 등으로 변화에 착수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2대주주인 카카오(지분율 10%)가 1대주주 한국투자금융지주(58%)로부터 지분을 사들이고 케이뱅크는 KT(10%)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은산분리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신상품 출시 등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은행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재벌의 사금고화’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은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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