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16일 임추위 개최서 사장 취임 후 순익 6분의 1로차기 대표에 농협銀 부행장 유력학자·대형사 출신 외부인사 거론
차기 대표이사는 농·축협 단위조합에 의존하는 농협생명의 영업구조를 잘 이해하는 NH농협은행 부행장 출신 내부 인사 발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영 보험사 출범 후 초대 대표이사인 나동민 전 사장과 같은 학계 출신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후순위카드로 분류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오는 1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회의를 열어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개시한다.
이번 임추위에서는 이미 한 차례 유임된 서기봉 농협생명 사장의 교체가 유력시 되고 있다.
서 사장은 지난해 1월 농협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같은 해 12월 말 1년간 유임이 결정됐다.
통상 기본 임기 1년에 유임 1년을 더해 총 2년간 대표이사를 맡기는 농협금융지주의 ‘원 플러스 원(1+1)’ 인사 관행에 따라 올해 연말 대표이사 교체는 예견됐다.
서 사장 취임 이후 급격히 악화된 실적은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서 사장 취임 전의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농협생명의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951억원에 비해 683억원(71.8%) 감소했다.
이는 서 사장 취임 전인 2016년 연간 당기순이익 1545억원과 비교해 6분의 1 수준이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854억원으로 691억원(44.7%) 줄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삼성생명(1조7256억원), 교보생명(5391억원), 한화생명(3675억원) 등 상위 3대 대형 생명보험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하위 중형사인 오렌지라이프(2651억원), 동양생명(667억원), 미래에셋생명(510억원) 등과 견줘도 순이익 규모가 가장 작다.
특히 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7~9월) 당기순손익은 233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 294억원 이익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한국과 미국간 금리 역전에 따른 해외 채권투자 부문 손실과 환변동 위험 회피(환헤지) 비용증가에 따른 결과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 들어 매분기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217.9%였던 RBC비율은 올해 3월 말 213.9%, 6월 말 208.6%, 9월 말 206.7%로 낮아졌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각종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금액인 요구자본 대비 위험으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가용자본의 비율이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차기 대표이사는 서 사장과 같은 농협은행 부행장 출신 내부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 사장은 농협은행 기관고객부장, 공공금융부장 등을 거쳐 부행장을 역임했다. 전임 대표이사인 김용복 전 사장 역시 농협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내부 인사의 최대 장점은 농협중앙회에서 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에서 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와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다.
특히 전체 보험상품 판매의 대부분을 전국 농·축협 단위조합에 의존하는 농협생명의 영업구조를 이해해야만 회사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수시로 농촌지역을 돌며 조합장들을 만나고 봉사활동을 실시하는 것도 단위조합에 대한 영업활동의 일환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올해 1~8월 초회보험료 9044억원 중 8734억원(96.6%)을 단위조합을 포함한 방카슈랑스채널을 통해 거둬들였다.
보험업에 해박한 학계 출신이나 상위 대형사 고위 임원 출신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
2012년 3월 농협의 신용·경제사업 분리로 농협생명이 민영 보험사로 출범한 후 초대 대표이사로 3년간 회사를 이끈 나동민 전 사장은 학자 출신이었다. 나 전 사장은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보험연구원 원장 등을 거쳐 농협공제에 합류한 뒤 2년여간 대표직을 수행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대 대형사의 전·현직 고위 임원을 대표이사 자리에 앉힐 수도 있다.
농·축협 단위조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는 상위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전문경영인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오는 2022년으로 시행 시기가 1년 연기된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대형사의 준비 과정을 지켜 본 인물의 영입을 고려해 볼 만 하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j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