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열 사장 10개월만에 사임2012년부터 6명 전문경영인 교체돼윤 회장, 기업 체질개선 적임자 찾는 과정일각선 오너가 은둔경영 방패막이 역할 지적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광열 동화약품 사장이 전격 사퇴했다. 사유는 일신상이라 밝혔지만 취임 10개월만의 사퇴라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유 사장은 내년 주총까지만 사장직을 맡아 달라는 회사측의 제의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사장은 경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멤피스 주립대에서 경영대학원(MBA)을 수료했다. 질레트코리아, 한국존슨앤드존슨, 월마트코리아 머천다이징 등을 거쳐 화이자 컨슈머헬스케어 한국 및 대표, DKSH코리아 헬스케어 대표,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 영업총괄 사장 등을 지냈다.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유 사장은 임기 3년 중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이로써 동화약품은 2012년부터 6명의 전문경영인이 임기만료 전에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동화약품은 오너 3세인 윤도준-윤길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가 2008년 2월 평사원 출신 조창수 대표를 영입하면서 오너-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방식을 바꿨다.
그러나 조 사장이 2010년 임기 1년을 앞두고 교체된 후 임명된 CEO들이 전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조 사장의 후임으로 대만·홍콩 얀센 총괄사장을 거친 박제화 부회장이 2012년 3월 윤도준 회장과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1년 7개월 만에 돌연 사임했다. 동화약품은 2013년 10월 한국화이자제약 영업·마케팅을 총괄한 이숭래 사장을 각자대표로 영입하지만 1년 11개월만에 물러났다.
이숭래 대표 후임으로 오희수 前 동화약품 OTC사업부(일반의약품) 상무이사가 CEO에 올랐지만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떠났다. 이후 손지훈 대표가 선임됐으나 임기를 1년 가량 남기고 휴젤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는 동화약품이 빠른 체질개선을 추구 했지만 적임자를 찾지못한 것이 잦은 CEO 교체의 원인이라고 분석하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사장이 바뀔 때마다 경영전략과 조직문화가 바뀌어 회사가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화약품은 한 때 제약업계 매출 최상위권에 들어갔었지만 전문의약품 사업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제약사 대부분은 시장이 큰 전문의약품 매출이 80%이상 이지만 동화약품은 일반의약품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유 사장 취임 이후 화이자의 항우울제 졸로푸트, 항불안제 자낙스, 조현병 치료제 젤독스 등 중추신경계 질환(CNS) 3개 품목 계약 연장과 항우울제인 프리스틱 코프로모션 추가 체결을 발표하는 등 안정적인 체질개선 행보를 보여왔다.
이렇듯 안정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유 사장의 갑작스런 퇴임으로 후임자리에 앉을 인물은 부담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윤도준 회장의 오너-전문경영인 체제는 오너일가가 은둔경영을 하기 위한 방패막이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명의 전문경영인이 모두 2년을 못채우고 사임한 가운데 어수선 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누구를 앉힐지, 윤 회장의 선택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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