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중재 신청이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나가기 위한 수단일 뿐 실행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실제 중재 신청 이후에도 원만한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IPO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9일 교보생명 관계자는 FI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풋옵션(지분매수 청구권) 행사 관련 손해배상 중재 신청 방침에 대해 “현재 신창재 회장과 FI 측의 협상이 비교적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 중재 신청을 하더라도 이후 협상이 타결되면 IPO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교보생명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이달 신 회장을 상대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FI들은 교보생명이 지분 매입 당시 약속한 상장 시한을 3년 이상 넘겨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18일 교보생명 이사회에서 신 회장 측이 상장 결정을 미루기로 하자 풋옵션 행사를 통보한 바 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이 총 24%의 교보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지분을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면서 2015년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11일 이사회에서 올해 하반기 IPO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기존 IPO 대표 주관사 2곳 외에 주관사 3곳을 추가로 선정했으며, 이후 지정감사인 감사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IPO 여부와 관계없이 풋옵션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풋옵션 행사 가격에 대한 신 회장과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입장 차가 커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당초 신 회장이 마련해야 할 지분 인수 자금은 최소 1조원가량으로 추산됐으나, FI 측은 2조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실제 중재 신청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풋옵션 행사와 IPO 결정 이후에도 양측이 계속해 협상을 진행해 온 만큼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이 이뤄졌을 것이란 해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FI 측의 중재 신청 검토는 신 회장과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 압박용 수단으로 보인다”며 “앞으로의 협상에서 의견차를 좁힌다면 중재나 소송 절차 없이 사태가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신 회장은 FI 측의 추가 압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IPO는 ‘제2의 창사’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우리 회사는 지난 60년 동안 숱한 경영위기 속에서 도전과 응전을 거듭하며 오늘의 교보생명으로 발전했고 올해 하반기 IPO를 결정했다”며 “IPO는 제2의 창사라고 할 정도로 향후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 획기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2019년 경영전략회의’에서도 “IPO 추진은 제2의 창사와 같은 만큼 이해관계자 경영을 선도하는 금융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중재 신청을 할 경우에도 IPO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 판정은 법원의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 중재 절차가 진행되면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FI 측이 중재를 신청한 이후에도 협상은 계속 진행될 것이고, 협상 타결로 중재 신청을 철회하면 IPO 추진 일정도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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