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이사회 의장 분리···권 부회장 의장직 전망‘최연소 부장’ 타이틀···‘구광모 체제’ 핵심 역할이사회 의장 선임 후 ‘건전한 견제’ 숙제 더해져
8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15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권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18일 공시에서 권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 안건으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주총에서 권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 뒤 곧바로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LG전자를 이끄는 조성진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겸직’에서 벗어난다. 그와 동시에 LG그룹은 2년 만에 CEO와 의장이 다시 분리된다. 권 부회장 입장에선 지난해 출범한 ‘구광모 시대’의 ‘허니문 기간’ 동안 각 계열사 사업을 두루 조율하는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다수를 위한 견제를 해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권 부회장을 의장으로 선임해 이사회 본연의 기능을 끌어올린다는 상징성과 사회 분위기에 호응하는 효과를 동시에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3년간 겸임했던 그룹 지주사 SK(주)의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 LG가 기존 관행 타파를 외치고 있는데 그 연장선에서 볼 수도 있다”며 “CEO는 CEO대로 본연의 경영 활동에 집중하고 이사회 의장은 의장대로 건강한 견제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LG그룹 내부에선 권 부회장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1957년생인 권 부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원 산업공학과를 마쳤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과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주요 계열사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30대 초반 미국법인 부장에 오르며 ‘최연소 부장’ 타이틀을 차지했다. 50세 전인 2006년에 재경부문장(CFO) 겸 총괄사장에 오르는 등 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2015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시절에는 자녀를 둔 여직원과 임산부들에게 ‘시차 출근제’를 도입했다. 이후 자율 복장 실행과 퇴근 시간 30분 뒤 ‘PC 오프제’를 정식 실행하는 등 원칙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예 2017년 4월부터는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5단계 직급체계를 사원, 선임, 책임 등 3단계로 축소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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