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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SM상선 통합설 ‘솔솔’···산업은행은 시큰둥

현대상선-SM상선 통합설 ‘솔솔’···산업은행은 시큰둥

등록 2019.03.12 17:1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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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SM상선, 통합 논의 진행 중 글로벌 업계 트렌드 따라 대형화 필요대주주 산업은행은 신중···“결정 아직” 현대상선 ‘주머니 사정’에 고민하는 듯

현대상선-SM상선 통합설 ‘솔솔’···산업은행은 시큰둥 기사의 사진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통합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SM상선의 경영 위기에 정부가 업계 재편을 구상하는 것으로 감지되면서다. 다만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산업은행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라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2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현대상선과 SM상선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나 두 회사가 합병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민간 기업의 이슈인 만큼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과 SM상선이 통합 관련 논의를 재개한 것은 대형화 전략에 대한 공감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면엔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을 육성해 해운업을 재건하려는 정부의 중개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국내 해운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계 해운업계 트렌드인 ‘규모화 경쟁’에 합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에서다.

사실 두 선사의 통합이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 업계 내에서는 현대상선이 경영 악화에 빠진 SM상선을 흡수합병할 것이란 소문이 떠돌았다. 정확히는 우오현 삼라마이더스그룹 회장이 SM상선을 처분하고 해당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우오현 회장이 한 매체와 인터뷰에 나서 “현대상선과의 합병은 없다”며 부인하기까지 했다.

또 올해에 접어들어서는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현대상선과 SM상선 통합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2020년 이후 본격화할 컨테이너선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려면 국적 선사 간 협력과 통합이 요구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조만간 두 선사의 통합 문제가 공식 안건으로 떠오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SM상선의 핵심 부문만을 선택해 가져갈 것이란 시나리오도 흘러나온다.

관건은 산업은행의 판단이다.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지분율 13.1%)로서 사실상 인수합병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는 있으나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현대상선에 인수 여력이 없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실제 현대상선은 지난해 576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5년 2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기순손실도 8083억원으로 전년보다 32.1% 늘었다. 특히 정부 지원이 없으면 올해부터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된다. 삼일회계법인 역시 2022년까지 현대상선의 자금 부족이 최대 6조372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SM상선까지 떠안는다면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형화가 반드시 이익만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도 양측의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비록 지금은 업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경기가 완전히 회복하지 않으면 현대상선이 떠안는 손실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SM상선 통합 건에 대해 아직 결정한 사항은 없다”면서 “각 분야의 시각을 반영해 합리적인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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