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사 손잡고 해외영업망 확충상장 5년 새 시가총액 약 1조2천억 증가계열사간 흡수합병에 재무건전성 하락최대주주 반대로 지분구조 단순화 무산
2001년 11월 설립된 휴젤은 보툴리눔톡신을 이용한 바이오의약품 ‘보툴렉스(Botulax)’를 개발·판매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이다.
보톡스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근육마비작용을 이용해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특히 눈가나 미간의 주름을 없애는 효과로 주름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휴젤은 2009년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A형 보툴리눔톡신’을 개발했으며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보툴렉스’의 국내 품목허가를 취득해 판매를 시작했다.
설립 초기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일본,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및 페루,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남미를 포함한 전 세계 21개국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현재 30개 이상의 국가에서 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은 휴젤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휴젤은 2015년 12월 24일 코스닥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5527억원으로 시작해 현재(4월 15일 종가기준) 1조1818억원(63.16%)늘어난 1조7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시총 순위는 34계단 오른 12위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실적 역시 탄탄대로였다. 휴젤은 ‘보툴렉스’의 지속적인 성장과 ‘더채움’ 필러의 빠른 성장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3년간 연평균 40%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56.0%였다.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 7.5% 줄어든 603억원, 75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하락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휴젤의 주당순이익(EPS)과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3.8%, 9.6%, 18.4%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2017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61%, -5%, -17.3% 감소한 것이다.
휴젤의 EBITDA(이자·세금·상각 전 이익)마진률 역시 급감했다. 휴젤의 2016년 EBITDA 비율은 54.8%에서 지난해 14.6% 줄어든 40.2%로 나타났다. 이는 계열사간 흡수합병과 자회사 설립에 다른 지출이 증가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휴젤은 지난해 1월 의약품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종속회사 휴젤파마, 의료기기 판매 종속회사 휴젤메디텍을 흡수합병했다.
휴젤 관계자는 “통합 운영에 따른 시너지 효과 극대화 및 경영 효율성 제고”라고 설명했다. 휴젤파마는 미용·성형분야 국내 최대규모인 4000~5000여 개 병원에 대한 영업망을 갖춘 영업 및 마케팅기업이다. 휴젤메디텍은 뇌질환 관련 의료기기 전문 판매기업으로 종합병원 영업망을 갖췄으며 매년 1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2017년 7월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Bain Capital)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이후, 베인캐피탈과 지속적인 ‘기업 인수 후 통합관리(PMI)’ 작업을 진행한 결과이다.
휴젤 관계자는 “개발과 생산, 영업, 마케팅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며 “합병을 통해 대내외적 공신력 강화는 물론 재무 및 영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휴젤은 글로벌 투자회사와 손잡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젤은 올해 초 중국에 보툴렉스의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서(BLA)를 제출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올해 말 시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각각 2021년 상반기, 2022년 하반기 보툴렉스를 출시할 계획을 세워뒀다. 휴젤은 2018년 초 중국에서 보툴렉스 임상3상 시험을 마쳤고 올해 1월 파트너회사인 크로마파마로부터 미국과 폴란드, 독일에서 진행한 보툴렉스 임상3상 시험 종료 보고서를 받았다.
앞서 휴젤은 지난해 10월 미국에 크로마파마와 합작법인 ‘휴젤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영업망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휴젤은 내수보다 해외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 유럽 등 세계시장은 수익성이나 경영전략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특히 미국시장은 자회사 휴젤아메리카를 통해 직접 진출하는 만큼 유통마진 등 수익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휴젤은 해외시장 확대와 함께 지분구조 단순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 휴젤은 지분구조 단순화를 목적으로 추진한 2대 주주와 합병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대 주주인 LIDAC(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any)와 2대주주 동양에이치씨가 합병을 반대로 인해
당초 휴젤은 지난해 9월 2대주주 동양에이치씨(지분율 18.57%)를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 동양에이치씨는 휴젤 최대주주 LIDAC(지분율 22.61%)의 100% 자회사다. 합병의 목적은 ‘지분구조의 간명화’다. 휴젤이 동양에이치의 합병을 완료하면 LIDAC가 휴젤의 지분 40.97%를 직접 보유하는 구조가 된다.
사측은 국내 증시 악화로 인해 합병이 무산됐다고 보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합병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8년 9월말부터 시작된 주식시장의 침체 및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폭락과 그에 따른 전세계 주식시장의 폭락, 그 중 특히 바이오 산업 관련 주가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등 예상과 달리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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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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