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7.4% 감소, 190억 영업손실 기록3개 화장품 기업 인수합병으로 몸집 키우기신규 홈쇼핑 브랜드 론칭으로 포트폴리오 확장
국내 브랜드숍 시장은 중국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과 헬스앤뷰티스토어(H&B) 성장으로 점차 위축되고 있는 추세다. 브랜드숍 대부분이 지난해 역신장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거나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반면 에이블씨엔씨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은 물론 신규 브랜드까지 선보이며 외형을 더욱 확대하는 전략을 내세워 반전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16일 에이블씨엔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20일 신규 브랜드 ‘TR’을 선보이고 홈쇼핑 채널에 진출한다. TR(Time Revolution)은 에이블씨엔씨가 20여 년간 쌓아온 스킨케어 노하우를 기반으로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등 전 분야에 걸친 프레스티지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부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팀을 별도로 꾸리고 다양한 전략을 모색해왔다. 미샤, 어퓨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온라인이나 H&B 등에서도 취급하면 가맹점주들의 반대에 부딪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홈쇼핑 채널 공략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은 것이다. 유통채널을 다각화 하면서도 가맹점들의 반발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이다.
앞서 에이블씨엔씨는 미팩토리, 제아H&B, 지엠홀딩스 등 성격이 다른 세 개의 화장품 기업을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말에 인수한 미팩토리는 ‘3단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화장품 기업으로,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어니시’와 바디용품 브랜드 ‘바디홀릭’, 색조 전문 브랜드 ‘머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생활도감’을 운영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팩토리, 머지, 어니시 등 신규 브랜드를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생산, 물류, 유통, 해외 등 기존 에이블씨엔씨 인프라를 대거 미팩토리에 투입할 예정이다. 미팩토리의 제품은 지난 1일부터 미샤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화장품 수입 유통 기업 제아H&B와 더마 코스메틱 화장품 업체 지엠홀딩스를 품었다. 제아H&B는 '스틸라’, ‘뿌빠’, ‘부르조아’ 등 해외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 ‘라포티셀’도 운영 중이다. 지엠홀딩스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셀라피’를 운영하는 화장품 전문 업체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제아H&B와 지엠홀딩스의 매출을 각각 550억원과 300억원 규모로 잡고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이들 3개사를 인수하면서 들인 자금만 1276억원에 달한다. 제아H&B와 지엠홀딩스의 지분 인수의 경우 2~3차로 단계가 나뉘어 있기 때문에 추후 2, 3차 지분 취득을 위한 자금까지 포함하면 총 18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에이블씨엔씨는 이 인수로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크게 확대됐으며 현재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것도 가능해졌다. 머지, 어니시, 셀라피 등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는 브랜드도 확보해 수츨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외형 확장에 주력하는 것은 브랜드숍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에이블씨엔씨의 매출액은 2012년 452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정체돼 있는 상태다. 사모펀드 IMM PE에 인수된 2017년에는 전년 대비 14.1% 감소한 3773억원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도 7.4% 감소한 345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수익성 악화는 더 심각하다. 에이블씨엔씨는 2015년과 2016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룬 뒤 사드 충격 등으로 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만 190억원을 기록하며 아예 적자 전환했다.
올해는 신규 자회사로 편입될 미팩토리, 제아H&B, 지엠홀딩스 덕에 에이블씨엔씨의 매출이 큰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종속회사로 편입된 미팩토리의 2018년 매출액(생활도감 포함)은 180억원이었고, 지엠홀딩스는 같은해 매출액은 871억원을 기록했다. 제아H&B는 아직 감사보고서 제출 전이지만 약 42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팩토리와 지엠홀딩스가 지난해에도 손실을 기록한 만큼 수익성 개선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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