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둔화·사드 악영향에 지난해 실적 악화상반기 매출 14.3%↓···영업손 64억원 기록신시장 개척 나서···올해 벨라루스·피지 진출노르웨이·덴마크·아이슬란드 연내 진출 합의
내수 시장은 사실상 성장이 정체했고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 영향이 아직 남아있어 새로운 시장을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새 주인인 사모펀드 IMM PE가 에이블씨엔씨 지분 인수에만 3000억원을 투입했고 향후 2년간 2000억원 이상 투자계획까지 세워놨기 때문에 새 수익원 확보가 절실하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미샤·어퓨)는 올 상반기 매출액 168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을 64억원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두자릿수대 매출 감소와 손실이 발생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사드 영향으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했고 내수 시장 침체가 장기화 하고 있는 데다 주인이 바뀌면서 점포 리뉴얼, 마케팅 비용 등 지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해외 법인도 부진했다. 미샤는 현재 중국에서 현지법인을 운영 중인데 올 상반기 7680만원의 손실을 냈다.
에이블씨엔씨는 서영필 창업주가 2000년 창립한 회사로 국내 최초로 단일 브랜드숍 ‘미샤’를 선보였다. 미샤는 2012년 브랜드숍 1위를 유지했으나 2010년대 들어 시장이 포화하면서 2013년과 2014년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업계 순위도 3위로 주저 앉았다. 에이블씨엔씨는 2014년 말부터 고비용 점포 철수, 인기 제품 출시 등으로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2015년 매출액 4078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177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2016년에는 매출액 4346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으로 2013년의 성과를 넘어섰다. 이 같은 성장세에 지난해 초 IMM PE로의 매각도 성사됐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실적이 다시 내림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733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에 머물렀다. 에이블씨엔씨의 연간 매출액이 3000억원대에 머무른 것은 2011년 이후 6년만의 일이다.
이에 에이블씨엔씨는 해외로 다시 눈을 돌린다. 내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중국 시장 회복에는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점포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에 집중하고, 유럽, 북미, 남미에서도 적극적인 신규 국가 진출 및 점포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를 통해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세계 화장품 시장에 도전해왔다. 현재 중국, 대만, 홍콩, 동남아, 북중미, 유럽 등에 진출해 있으며 총 매장은 7300여개에 달한다.
에이블씨엔씨는 중국과 일본에는 2006년에 각각 지사를 설립했고 2015년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 최초로 독일,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에도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는 연초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미샤 매장 2개를 동시 오픈했고 지난달에는 피지공화국에 4개 매장을 열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미샤는 올 상반기 스웨덴, 핀란드에서만 25만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북유럽 전체로는 지난해 대비 250% 이상 실적이 늘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또 최근에는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과도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진출을 합의했다. 회사 측은 올해 유럽 전역에서 약 870만 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어퓨 역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어퓨는 현재 말레이시아에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홍콩과 대만의 왓슨스 등 H&B스토어에 입점돼있다. 이달 말 태국 대표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인 이브앤드보이와 베트남 H&B 스토어 뷰티박스에서 제품을 선보이며 태국 방콕과 베트남 호찌민에 단독 매장을 열 계획도 진행 중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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