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결국 매각 차익을 남기려는 사모펀드의 손에 들어가면서 과거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했을 때와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지주와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JKL파트너스를 선정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지분 58.5% 인수 가격으로 4270억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지분은 호텔롯데(23.68%), 부산롯데호텔(21.69%), 롯데역사(7.1%) 등이 보유 중이다.
이는 당초 롯데지주가 희망한 매각 가격 5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오는 2022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손보는 총자산 7위, 시장점유율 9위의 소형 손보사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낮다. 이 때문에 회사를 실제 운영하기보다 매각을 통해 차익을 얻으려는 사모펀드의 먹잇감이 됐다.
지난달 19일 본입찰에 참여한 JKL파트너스,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적격예비인수후보 3곳은 모두 PEF 운용사였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14조2150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13억원, 당기순이익은 913억원이었다.
지난해 10개 종합 손보사의 원수보험료는 삼성화재(18조2340억원), 현대해상(12조9783억원), DB손보(12조4493억원), KB손보(9조8502억원), 메리츠화재(7조800억원), 한화손보(5조6025억원), NH농협손보(3조2941억원), 흥국화재(3조606억원), 롯데손보(2조3738억원), MG손보(1조461억원)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12월 말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155.4%로 금융당국의 권고치 150%를 겨우 웃돌았다.
JKL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롯데손보 직원들은 대규모 구조조정 공포에 시달리게 됐다.
롯데지주 측은 선정 과정에서 임직원의 고용보장을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롯데카드와 달리 롯데그룹 지분을 남기지 않아 향후 구조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
롯데손보 인수 후보 중 하나였던 MBK파트너스의 과거 구조조정 이력은 고용불안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13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150여명을 내보냈다.
이 같은 점 때문에 본입찰 이후 롯데손보 직원들 사이에서는 매각 보류나 연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지난해 12월 말 롯데손보의 직원 수는 남성 801명, 여성 947명 등 총 1748명이다. 이 중 기간제 근로자를 제외한 직원은 1483명이다.
한편 롯데지주는 2017년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따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일반주지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한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롯데손보,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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