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상표권 수익 보고서 발간“배당금 대비 과도한 상표권 발견”“공정위가 적합성 전수조사 해야”
상표권 거래 규모가 큰 기업집단은 LG, SK, 한화그룹 순이며 이들 3개 기업집단의 상표권 거래금액은 국내 전체 대기업집단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경제개혁연구소는 ‘기업집단소속 회사들의 상표권 거래내역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업집단 63개사의 2017년과 2018년 상표권 거래 규모를 이같이 밝혔다.
이들 기업집단의 2017년과 2018년 상표권 거래금액은 각각 1.1조원과 1.3조원으로 합계 2.4조원이 추산됐다.
현대중공업지주 등 일부 지주회사는 상표권수수료를 수취하지 않으며 한화와 같이 지주회사가 아님에도 상표권을 수취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기준 상표권 수수료 액수는 LG(2684억원), SK(2297억원), 한화(1527억원), 롯데(980억원) 순서로 나타났다.
이들처럼 상표권 수익이 많은 회사 중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회사가 벌어들인 배당수익 보다 상표권 수익이 많은 회사는 롯데지주, CJ,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진칼, 코오롱 등이 추산됐다.
특히 코오롱은 2014~2016년의 회사의 상표권 수익이 배당수익의 6배를 넘었으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상표권 수익이 배당수익의 3배를 뛰어넘었다.
상표권 지급액이 가장 많은 회사는 LG전자로 지난해 기준으로는 1030억원의 상표권 수수료를 부담했다. 이는 지난해 배당금 기준 7.58%에 달한다.
상표권지급액 상위 10개사 중 상표권지급액이 회사가 지급한 배당금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곳도 5개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에도 상표권을 지급하는 회사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상표권으로 지급하는 회사도 상표권 지급회사의 16.6% 수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가 배당수익으로 실적을 내는 것은 맞지만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칫 총수 일가의 배를 불리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회사마다 사업 내용, 영업환경, 영업이익률 등이 각기 다름에도 계열회사들에게 동일한 기준으로 상표권 금액을 수취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지급하는 회사의 영업이익 또는 배당금에 비해 과도한 수준의 상표권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어 상표권 결정하는 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주회사들이 상표권을 보유하게 된 과정이 적합했는지에 대해 공정위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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