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 번째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부는 남은 여름철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따른 대규모 피해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9일부터 22일 오전 9시까지 삼성생명,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상위 6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태풍 다나스 관련 차량 피해 건수는 침수 28건, 낙하 30건 등 총 58건이었다.
회사별 전체 피해 접수 건수는 삼성화재가 25건으로 가장 많았고 DB손보(12건), 현대해상(8건), KB손보·메리츠화재(각 6건), 한화손보(1건)가 뒤를 이었다.
피해 유형별로 침수는 삼성화재(11건), DB손보(7건), 현대해상(5건), KB손보·메리츠화재(각 2건), 한화손보(1건) 순으로 건수가 많았다. 낙하는 삼성화재(14건), DB손보(5건), KB손보·메리츠화재(각 4건), 현대해상(3건) 순으로 많은 피해가 접수됐다.
이번 태풍 피해 규모는 앞서 최대 1000억원에 달하는 피해액을 기록한 역대 주요 태풍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다.
태풍은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을 동반해 차량 침수와 낙하물 피해가 속출한다. 특히 물에 잠긴 차량은 전손 처리돼 피해 규모가 커진다.
실제 지난 2003년 9월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매미’로 인한 차량 피해 건수는 4만1042건으로 피해액은 911억원에 달했다. 2012년에는 ‘볼라벤’, ‘덴빈’, 산바‘ 등 3개의 태풍과 집중호우가 겹치면서 2만3051건의 피해가 접수돼 49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손보협회는 다나스 북상기간 행정안전부와 침수 우려지역에 주차된 차량을 각 손해보험사가 긴급 견인하는 24시간 민관 합동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그러나 다나스는 중심기압 99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20m의 소형 태풍으로 우리나라를 향해 북동진하면서 세력이 점점 약화됐다.
다나스는 20일 오후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소멸했으며 이후 남은 비구름과 장마가 겹치면서 일부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에 따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태풍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차량이 밀집한 주요 대도시가 태풍 영향권에 들지 않아 피해 규모가 줄었다.
통상 차량이 많고 고가 차량의 비중이 높은 수도권과 대도시가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을수록 피해 규모는 커진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태풍이 예상보다 빨리 소멸돼 피해 규모는 지난해 발생한 태풍 ‘콩레이’의 약 2%, ‘쁘라삐룬’의 약 25%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손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태풍까지 북상하자 잔뜩 긴장했던 손보사들은 안도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금 원가 상승의 영향으로 최고 90%를 넘어섰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6개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1~6월·가마감)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87.1%로 전년 동기 81%에 비해 6.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한화손보의 손해율은 82.1%에서 90.6%로 8.5%포인트 상승해 유일하게 90%를 웃돌았다. 나머지 손보사의 손해율은 삼성화재(87.1%), DB·KB손보(86.8%), 현대해상(86.5%), 메리츠화재(84.7%) 순으로 높았다.
올해 상반기 이례적으로 두 차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 손보사들이 하반기 중 세 번째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남은 여름철 태풍이나 집중호우 피해 여부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요 손보사는 1월 평균 2.7~3.5%, 6월 평균 1~1.6%를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삼성화재 자보전략팀장인 김일평 상무는 지난 5월 ‘2019년 1분기 경영실적 발표회’ 당시 “태풍이 지나가는 8월이 중요한 시기인데 이 시기가 지나봐야 보험료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j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