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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때마다 논란’ 기업은행장 ‘단임제 고착화’가 문제다

‘교체 때마다 논란’ 기업은행장 ‘단임제 고착화’가 문제다

등록 2019.12.08 06:01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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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추위 등의 절차 없이 ‘깜깜이’ 후보 추천금융위 제청·대통령 임명으로 정부 입김 커지금까지 연임 사례는 단 두 차례 뿐3년 마다 낙하산 인사·관치 금융 논란 반복국책은행으로서 정책금융 성과 한계 지적도

기업은행 사옥 전경. 사진=기업은행 제공.기업은행 사옥 전경. 사진=기업은행 제공.

차기 IBK기업은행장 선임을 두고 또 한번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관료 출신의 외부 인사가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노조의 반발도 공식화 됐다. 행장 선임 때마다 ‘낙하산 인사’가 논란이 되면서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27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금융위원회는 내주께 차기 행장 인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행장 선임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절차 없이 금융위의 제청, 대통령의 임명 순으로 진행된다. 은행 내에서 자체적으로 행장을 추천할 수 없는데다 행장 후보조차 ‘깜깜이’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정부의 입김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차기 행장 인선이 가까워지면서 관료 출신 인사들의 하마평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한미방위비협상 대표,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등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거론된다. 내년 총선과 금융당국 및 금융 공기업들의 인사와 맞물려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중론이다.

외부 출신 인선 가능성이 커지자 기업은행 노조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 기업은행장으로 거론되는 유력한 후보 모두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라며 “6년 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관치는 독극물이고 발암물질과 같은 것’이라고 맞섰지만, 지금 청와대와 여당, 국회 핵심 인사가 됐어도 똑같은 사태에 침묵하거나 동조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외부 인사에 대한 거부감은 결국 ‘낙하산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다. 기업은행의 설립 목적과 운영 방침, 내부 사정을 모르는 외부 출신의 경우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을 비롯해 조직보다는 본인의 자리나 안위를 먼저 생각하게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지난 2010년 조준희 전 은행장을 시작으로 권선주 전 행장, 김도진 행장까지 3차례 연속 내부 출신이 은행장을 맡으면서 중소기업은행으로서 고른 성장을 이뤘다는 점에서 외부 출신 인사를 데려와야 할 명분 찾기가 쉽지 않다.

3년마다 낙하산 인사, 관치 금융 논란이 되풀이 되는 것은 결국 행장 임명 절차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를 바꾸긴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한데, 단시간에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면서 “조직 안팎으로 행장 선임 절차 개정이 필요하다는데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행장 자리는 연임이 어려운 자리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기업은행장이 연임한 사례는 단 두차례 뿐이다. 지난 4~5대 기업은행장이었던 정우창 전 행장과 21~21대 은행장인 고(故) 강권석 행장을 제외하면 연임에 성공한 행장은 없다. 연임이 불가능하도록 한 규정은 없지만 사실상 ‘단임제’라고 해도 무방하다.

내부 인재풀을 만들 동력도 없는 셈이다. 내부 출신의 행장이 지속 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내부 인사들이 관리돼야 하는데 이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강력한 내부 인물이 있다면 정부에서도 ‘낙하산 인사’ 논란에 더 큰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임기 3년내 성과를 보여야 하는 행장들도 부담이다.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표방하는 국책은행이지만 정책 금융 성과보다 시중은행과 같이 실적으로 평가받는 흐름을 두고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이 연임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지만 국책은행이라는 특성과 정책 추진의 일관성, 조직의 안정, 노사 관계 등을 생각했을 때 매번 낙하산 논란이 되풀이 되는 것은 시간과 비용측면에서 모두 낭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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