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리은행 사안 분리해 심의CEO 출석하는 무게감 고려한 듯기관 징계 불가피···관건은 경영진 결론 안 나면 30일도 제재심 개최
금감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본원 11층에서 ‘DLF 사태’ 제재심을 열고 KEB하나은행에 대한 징계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사안을 분리해 오전엔 KEB하나은행, 오후엔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각각 제재심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겸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KEB하나은행장) 등 금융그룹 CEO가 출석하는 심의의 무게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심의에 참석한 함영주 부회장은 이른 시간 금감원을 찾았으나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번 제재심은 ‘대심제’로 진행된다. 금감원 조사부서와 은행 측이 의견을 제시하면 현장의 위원이 판단을 내리는 방식이다. 민간위원 5명과 금감원 수석부원장, 제재심의담당 부원장보, 법률자문관, 금융위 안건담당 국장 등 금융당국 소속 4명이 판사 역할을 맡는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기관과 CEO의 징계 수위를 담은 사전 통지문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전달한 바 있다. 특히 손태승 행장과 함영주 부회장에겐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은행의 중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해당 은행이 DLF에 대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배상 결정을 수용한 뒤 자율조정에 돌입해 사실상 불완전판매를 인정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기관 제재 수준은 ▲기관주의 ▲기관경고 ▲영업정지 순으로 나뉘며 기관경고부터 중징계에 속한다.
반면 은행 CEO의 징계 수위는 ‘안갯속’이다. 금감원 측이 중징계안을 제시했으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미흡으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논리를 펴고 있어서다.
각 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은행 측은 제재심에서 CEO의 중징계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며 연임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징계 내용이 확정될 경우 손태승 회장은 연임이 불가능하며 차기 하나금융 회장 후보로 지목되는 함영주 부회장 역시 발목을 잡힌다.
다만 이번 심의에서 금감원과 시중은행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금감원은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30일 한 차례 더 제재심을 열겠다는 방침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윤석헌 금감원장은 “제재심에서 논의되는 것을 경청하고 결과를 존중할 생각”이라며 위원회의 결론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30일 추가 제재심 개최 여부엔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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