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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쥴, 결국 한국 진출 1년 만에 철수

전자담배 쥴, 결국 한국 진출 1년 만에 철수

등록 2020.05.08 01:04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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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정부 규제 ‘올가미’영업 길 막히자 막대한 손실 기하급수적 늘어지난달 직원 90% 구조조정 작업 마쳐

전자담배 쥴, 결국 한국 진출 1년 만에 철수 기사의 사진

미국 전자담배 브랜드 쥴(JUUL)이 국내 진출 1년 만에 결국 한국 시장에서 철수 한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정부 규제가 시장을 옥죄면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워진 탓이다.

쥴랩스는 한국을 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삼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수 인력으로 공유 오피스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서울 강남구에 임대료가 연 10억원에 달하는 본사를 마련하며 외형을 확대했다.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었다. 담배회사와 주류회사 영업사원은 물론 대관 담당 임원 등까지 영입하며 한때 본사 인력은 100여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 규제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영업 적자를 감수하면서 사업을 지속할 바에는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는 것이 손실 폭을 줄이는 길이었다.

‘쥴’을 판매하는 쥴랩스코리아는 지난 6일 “한국에서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한국 내 판매처에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초 사업 지속성 확보를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비용 절감 및 제품 포트폴리오 혁신을 위한 노력에 중점을 뒀다”며 “그러나 이런 혁신이 예상대로 진행되기 힘들 것으로 보여 한국에서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용중단 강력 권고’ 처분을 내린지 7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 복지부는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 폐손상 발병 사례가 이어짐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복지부의 결정으로 쥴은 즉시 편의점·면세점 등 국내 유통 채널에서 퇴출당했다. 두달 뒤 나온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에서도 ‘쥴팟 크리스프’ 등 일부 제품에서 중증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비타민이(E) 아세테이트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쥴을 비롯한 전자담배의 제조와 유통, 판매를 모두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영업이 불가능해지자 이는 막대한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 20억달러, 영업손실 10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국내에서는 CSV(폐쇄형 액상) 전자담배 판매량이 출시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SV 전자담배 판매량은 90만 포드로, 지난해 5월 출시 이래 분기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쥴 등 CSV 전자담배는 출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분기별 판매량이 2분기 610만 포드, 3분기 980만 포드에 달했으나 당국의 사용 자제 및 사용 중단 권고가 이뤄지면서 4분기에 100만 포드로 급감했다.

영업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전사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쥴 본사는 지난달 전체 직원의 3분의 1인 800~95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쥴은 과일향 액상 카트리지 판매를 중단한 뒤에도 650명을 구조조정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대부분의 직원을 내보냈다. 쥴랩스코리아는 지난달 인원의 90%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입사한 32명은 모두 계약 갱신 없이 종료됐고 정규직 관리자 6명에 대해서는 퇴직금과 함께 3개월치 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쥴랩스코리아에 근무중인 임직원은 모두 합쳐도 7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까지만 해도 쥴랩스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접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시장 철수설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당시 회사는 전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회사는 지금까지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로도 영업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막대한 손실을 막기 위해 인력을 90% 이상 줄이겠다고 알렸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대표와 협의 없이 해고 대상자를 특정, 통보해 부당해고 의혹이 불거지는 등 잡음도 많았다.

구조조정과 함께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 영업도 종료했다. 광화문, 세로수길, 연남동에 있던 쥴스토어는 지난 3월부터 문을 닫았다. 이와함께 제품 가격을 1만 원 인상하는 등의 수익성 개선 조치를 통해 규제가 완화될때까지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결국 사업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국내 사업을 포기했다.

쥴랩스는 한국 사업을 중단할 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사업을 축소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스페인 등지에서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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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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