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스팩 도입 10년 성과 분석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SPAC 도입 10년의 성과 분석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총 183개 스팩(코스피 3사, 코스닥 180사)이 상장했고 이중 94개사가 합병에 성공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성공률은 64.3%로, 총 43개 스팩이 합병기한인 36개월 이내에 합병하지 못하고 상장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은 비상장 유망기업을 발굴해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가능케 하기 위해 지난 2009년 12월 도입됐다. 스팩은 설립 후 일반공모를 거쳐 상장되며 상장 이후 합병 기업을 발굴해 합병에 성공하는 경우 존속하지만 실패하는 경우 상장폐지 후 청산되게 된다.
다만 스팩은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한국증권금융 등에 예치해 상장폐지되더라도 투자자는 공모자금과 이자를 반환받을 수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스팩은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예치·신탁할 의무가 있다.
스팩 합병 이후 실적이 악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18년까지 합병에 성공한 68개 스팩 중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은 42개사로 평균 감소율은 111.9%에 달했다. 합병 이후 적자로 전환한 곳도 14개사(237.2%)로 나타났다. 공모자금 유입에 따라 연구개발 지출이 늘거나 합병준비 비용 발생 등의 영향으로 영업익 감소가 동반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68개 스팩 중 43개사는 합병 이후 매출이 증가했다. 합병 이후 매출이 0~20% 증가한 곳이 19개사, 20~50% 증가한 곳은 20개사, 50% 이상 뛴 곳도 4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30개사는 2년 연속 매출이 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합병 법인의 주가는 상장승인일 3개월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45.6% 상승했다. 지난달까지 합병에 성공한 85개 스팩 중 67개사는 주가가 평균 59.93% 상승했으나 18개사는 7.7% 하락해 대체로 합병 공시가 호재로 작용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김진국 금감원 공시심사실장은 “합병에 실패해 상장폐지되는 스팩의 수를 고려하면 스팩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며 “임원의 M&A 경력 등 핵심 정보를 증권신고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공시 서식을 개정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지원하는 등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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