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스팩 도입 10년 성과 분석
스팩은 비상장 유망기업을 발굴해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가능케 하기 위해 지난 2009년 12월 도입됐다. 스팩은 설립 후 일반공모를 거쳐 상장되며 상장 이후 합병 기업을 발굴해 합병에 성공하는 경우 존속하지만 실패하는 경우 상장폐지 후 청산된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SPAC 도입 10년의 성과 분석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총 183개 스팩(코스피 3사, 코스닥 180사)이 상장했다. 스팩은 지난 2010년 18개사를 시작했으나 2011년(1개사), 2012년(0개사), 2013년(2개사)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2014년을 기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신규 상장을 기록하고 있다.
스팩은 코스피 보다는 코스닥 시장에서 유용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쓰였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스팩이 모집한 공모금액은 총 1조9278억원으로 같은 기간 주식공모금액(25조1209억우너)의 7.7%를 차지했다. 특히 2014년 이후부터는 전체 주식발행건수의 20.4%를 차지하며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스팩 평균 공모금액은 2010년 약 269억원 수준이었으나 2014년 이후 96억5000만원으로 공모 규모가 축소됐다. 이는 대형 스팩이 합병대상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어 2014년 6월부터 자기자본요건이 기존 10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완화된 데 따른 결과다.
시장에서도 스팩 상장이 비상장 유망기업의 코스닥 입성 수단으로 정착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금감원에 따르면 스팩 운용실적이 많은 증권사 중 ‘스팩이 미래이익을 반영한 가치평가에 기여한다’(26%), ‘중소기업의 IR 어려움 해소에 기여한다’(19%), ‘안정적인 공모자금 조달’(17%) 등 62% 가량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코스피에서 스팩이 부진한 데 대해서는 ‘합병대상법인 탐색의 어려움’(47%), ‘합병 절차 지연의 우려’(23%), ‘우회 상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12%) 등에 따라 스팩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진국 금감원 공시심사실장은 “스팩은 연간 상장·합병 건수, 합병성공률, 시장의 의견 등을 종합할 때 안정적인 코스닥 시장의 상장 수단으로 정착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기업은 합병을 통해 스팩이 조달한 자금을 확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미래가치를 반영한 수익가치 산정이 가능해 혁신 유망기업에 유리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투자자는 투자의 안정성, 환금성 및 유동성 등을 보장받으면서 M&A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며 “임원과 주주 간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자율적인 책임운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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