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52%···국토부 14% 올랐다”···진실공방활용 통계치부터 달라···업계선 경실련 주장에 무게“한감원 자료 표본수 적고 역사 짧아 시장 반영 못해”한감원 “실거래가 지표와 주택 지표는 엄연히 다르다”경실련 “국민은 2배↑ 체감···현실 반영 못하면 바꿔야”
지난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값이 52% 상승했다고 규탄했다. 이에 국토부는 경실련 발표는 통계 ‘과잉 해석’이라며 문 정부 이후 서울 아파트 중윗값 상승률은 14.2%라고 반박했다.
이번 문제의 핵심은 결과를 도출해 내는 자료 자체가 다르다는 데 있다. 경실련은 KB국민은행 자료를, 정부는 한국감정원 통계를 기초로 결과값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감정원의 공시지가 및 실거래가 통계가 공시지가는 물론이고 실제 집값 상승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본적인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첫째로 집값 산정의 토대가 되는 공시지가의 경우 표본수가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한국감정원이 공동주택(아파트)가 많지 않았던 시절 표본이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 팀장은 “단독주택이 많았던 예전에는 표본이 2~3%만 되도 괜찮았지만, 아파트가 주택의 60%가 넘는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현재 한국감정원의 표본수가 5%가 안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시장 상황을 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국가 통계 가격 산정 검증 제도의 부실도 이유로 꼽혔다. 한국감정원은 지정된 감정평가 업체에서 자료를 받아 자체적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외부의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동주 팀장은 “20대 국회 때 김현아 의원이 표본주택 수를 늘리고 검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법안을 제시한 바 있으나 폐기됐다”며 “이후에는 국가 통계를 검증할만한 뚜렷한 제도 개선이 없었다. 문제는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통계가 계속 나오는 데도 같은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꼬집었다.
부동산 가격을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현장에서도 한국감정원의 통계 자료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 됐다. 한국감정원과 KB국민 부동산 통계 등 민간 자료 역사가 크게 차이 나는 것도 업계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쳤다.
정승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회장은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써 이번에는 경실련의 주장이 조금 더 피부로 와 닿는다”며 “통계 기준이 어떻든 간에 14%가 올랐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감정원의 실거래가 데이터는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0년대 초반부터 조사되기 시작한 한국감정원의 통계자료가 70년대부터 주택가격 통계를 작성했던 KB국민 부동산 자료에 비해 부실하다고 생각하는 업계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가 부동산 통계 자료를 만드는 한국감정원은 “실거래가 변동률과 주택가격 조사 변동률은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거래되는 주택의 변동률만 반영한 게 ‘실거래가 동향 조사’이며, 거래되지 않는 주택까지 포함한 수치는 ‘주택가격 변동률’로 반영된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부터 가장 최근 데이터인 올해 3월까지 서울 실거래가 동향 지수는 93.8에서 136.3으로 42.5%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주택가격 변동률은 97.3에서 110.5로 12.2% 상승한 데 그쳤다.
따라서 국토부는 거래되지 않은 모든 주택을 포함한 실거래가 동향 조사를 바탕으로 결과값을 도출했다는 말이다.
이에 경실련 측은 “조사 지표 자체가 다르다는 것은 이해하나, 국민들은 아파트 값이 두 배 이상 올랐다고 체감하고 있다”며 “통계가 시장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조사 방법을 바꾸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대로 된 지표 없이는 적절한 정책이 나올 수 없다”며 “입맛에 맞는 통계로 시장 상황을 축소하려고 할 게 아니라, 정확한 현 상황 파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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