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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어닝서프라이즈···HDC-금호간 딜 약될까

아시아나 어닝서프라이즈···HDC-금호간 딜 약될까

등록 2020.08.12 17:38

수정 2020.08.13 09:56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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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당겨 깜짝실적 발표하자 대표간 담판 역공화물부문 약진에 여객 더해지면 정상궤도 기대인수전 발로뛰던 정몽규 회장 대면협상엔 노쇼정상화 위해선 2조↑더필요···승자의 저주 여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과 관련한 ‘노 딜(No deal)’ 선언이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의 대면협상 수용으로 일단 미뤄진 가운데, 시장의 시선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에게 쏠린다.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화물부문의 약진으로 1151억원의 영업이익(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하자마자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표이사간 대면으로 격상하는 등 역공을 펼치면서다. 금호산업과 HDC이 협상테이블에 앉는만큼 새 돌파구가 마련되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와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간 노딜 가능성은 여전히 더 높다. HDC그룹의 경우 굵직안 현안(사업) 대부분을 정몽규 회장 스스로 결단하고 추진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런 결정권한이 사실상 없는 대표이사간 대면 협상으론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울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말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후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수차례 찾아가 현안을 해결한 장본인이 정 회장이었다.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 딜이 시계제로에 빠진 상태에서 이동걸 회장과 전격 회동에 나선 이도 역시 그였다.

그러나 이번에 여정된 이들간 대면협상은 다르다. HDC측이 대표이사급으로 격을 높이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정 회장이 나서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게 되서다.

게다가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깜짝 실적이 보는 시각에 따라 노딜용 카드가 될 수 있다. 물론 아시아나가 부업인 화물로도 충분히 살아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더해 여객수요까지 늘면 정상화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아시아나를 이끌어야하는 정 회장이 승자의 저주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확신하기도 애매하다. 아직 아시아나의 실적 불확실성이 더 크다라고 봐야한다.

뿐만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실적 발표를 평소보다 일주일 가량 앞당겨 발표했다는 점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의 호실적발표 이후 바로 대표이사간 면담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계약 파기 후 소송전을 대비(명분 쌓기)하는 모습이라는 관측도 많다.

무엇보다 승자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자칫 부실덩어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HDC그룹 자체가 송두리째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수 있기 때문.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정 회장이 계획했던 대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300% 아래로 끌어내리려면 HDC현대산업개발은 경영권 인수 자금 2조원 외에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돈이 최소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3월 말 기준 부채는 13조2041억원, 자본은 2103억원이다. 부채비율은 6279%에 육박한다. 작년 말부터 당장 2조1772억원을 유상증자 대금으로 집어넣어도 부채비율은 553%에 달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이 비율을 300%까지 끌어내리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2조139억원을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단기 금융상품 포함)은 2조2000억원 가량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2조원을 쓰고 나머지 정상화 자금은 외부에서 빌려서 마련해야 한다.

더욱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종속회사로 편입하면 연결 재무제표를 써야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부채를 최소화하는 등 안정적으로 그룹을 키워온 정 회장 성향상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큰 부채를 짊어지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서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이 12일 계약해지권을 바로 행사할 가능성은 작아졌지만, 만난다고 협상이 진전될 동력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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