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신동빈 절대 신임 받았으나 최근 신뢰 잃어13일 이사회서 퇴진 발표 예정···지주 조직 축소될듯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13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연다. 황 부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사 시즌이 아닌데 이사회를 통해 인사를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사회가 열리는 것은 사실이나 인사에 관련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그동안 준비해온 전략보다 더 빠른 변화가 온 만큼 신속한 인사를 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가 갑작스럽게 사임하는 배경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황 부회장의 퇴진이 결정돼 있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이 황 부회장에게 신임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다른 인사와 함께 롯데지주 조직을 축소하는 내용이 논의될 전망이다.
황 부회장은 30여년간 신 회장의 곁을 지켜온 명실상부한 롯데그룹 2인자다. 대내외적으로 ‘신동빈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신 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경남 마산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황 부회장이 부장이던 1990년 신 회장이 경영 수업을 받기 위해 상무로 들어오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일본어에 능통한 황 부회장은 당시 한국어가 서툰 신 회장과 의사소통하며 신임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이 그룹의 정책본부를 이끌게 되면서 함께 정책본부로 이동해 굵직한 인수합병(M&A)를 성사시켰다. 2004년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2009년 두산주류(현 롯데주류), 2010년 바이더웨이(코리아세븐), 2012년 하이마트(롯데하이마트)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이 매출 100조원, 재계 5위까지 거듭나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부터는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지내면서부터 롯데지주가 출범한 이후까지 계속 그룹 구심점인 정책본부와 롯데지주에서 그룹의 핵심 사안을 챙기고 있다. 특히 2015년 신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후 2016년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그룹 2인자로 부상했다.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됐을 당시 총수 부재 위기 속에서도 신 회장의 경영권 분쟁, 재판, 그룹 사장단 회의, 굵직한 M&A 등을 모두 챙기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황 부회장의 후임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이 거론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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