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버블 막는 순기능에 주목“길게 보면 득보다 실이 클 수도”
공매도(Shor-selling)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 팔고, 주가가 실제로 내리면 다시 매수해 갚는 매매 방식이다.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할수록 더 싼 값에 팔아 차익을 노릴 수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만큼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끌어낼 수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코로나19 폭락장에서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주요국들은 올해 들어 일제히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은 지난 3월 공매도 금지를 시행한 뒤 한 차례 기간 연장을 거쳐 5월 18일 금지 조치를 종료했다. 아시아에선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만이 여전히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공매도 논란의 핵심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공매도 접근 기회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코스피에선 1%, 코스닥에선 2% 수준에 불과했다. 외국인(코스피 58%, 코스닥 73%), 기관(코스피 41.3%, 코스닥 25%)에 턱없이 못 미친다.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연장 뿐 아니라 완전 폐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이 리얼미터와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공매도가 개인 투자자에 피해가 된다고 답변했다. 복수응답 결과 공매도 금지 연장은 63.6%, 재개는 15.7%, 폐지는 38%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가 연장이나 폐지만이 답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공매도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격 고평가와 거품을 방지하며, 위험 헤징 등 순기능이 많은 만큼 무조건적인 금지만이 답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 안정, 국내 수급 유입에 힘입어 추가 상승세는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한국 증시에 대한 접근을 꺼릴 수 있다”며 “헤지수단과 롱숏·헤지펀드 전략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가 길게 보면 득보다 실이 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공매도 접근 방법을 개선하려면 미국처럼 무차입 공매도를 허용하거나, 일본처럼 국가에서 대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이 존재한다”며 “정책 방향에 따라 공매도 금지 기간은 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거래 금지가 해제될 경우 선물 저평가 해소와 함께 외국인의 현물 매도세 완화 또는 순매수 전환이 예상된다”며 “그동안 선물 저평가로 인한 기계적인 스위칭거래 청산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보다는 코스피의 기계적인 현물 매수세가 더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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