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인테리어 비전 협업···LG전자 가전으로 실내 꾸며LG화학 배터리 넣은 현대차에 LG전자 가전 탑재 가능성인도네시아 공략 가속 현대차···LG화학과 합작사 설립할까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과 가전이 현대차에 탑재되는 형태가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24일 LG전자와 현대자동차는 미래차의 인테리어 비전인 ‘아이오닉 콘셉트 캐빈(IONIQ Concept Cabin)’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젖거나 오염된 신발을 쾌적한 상태로 관리하는 슈즈 케어 ▲간편하게 커피를 만드는 캡슐형 커피머신 ▲구김 없는 옷을 만드는 의류관리기 ▲냉장 기능을 갖춘 미니바 등 차량용 가전이 탑재됐다.
차량 천장에는 구부릴 수 있는 플렉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탑승자가 차량에서 내리면 UV LED 조명이 실내를 살균하고 바닥에 설치된 플로어봇이 먼지를 흡입해 청소까지 알아서 한다.
전기차를 비롯한 자율주행차 시대까지 눈앞으로 다가오고 차량 내부가 생활의 한 축으로 변화할 것이란 점에서 LG와 현대차가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커넥티드카를 처음 공개하며 집에서 차량으로 이어지는 인공지능 경험을 강조했다. 현대차 역시 차량 내부 인포테인먼트시스템에 공을 들이며 단순 완성차 업체가 아닌 IT 기반 미래차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내비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콘셉트 캐빈은 기존 차량에서 볼 수 없는 효율적인 내부 공간으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고객의 시간을 가치있게 만들어 줄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선행디자인연구소장 이철배 전무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이끄는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고객이 맞이하게 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전기차에 특화된 신개념 가전과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속도전에는 LG화학도 빠질 수 없다.
지난 7월 구광모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LG화학 오창 공장 회동도 그 연장선이자 멀리 내다보면 더 많은 협업을 위한 ‘중간 만남’이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날 회동 이후 현대차그룹은 2022년 양산 예정인 E-GMP 전용 플랫폼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로 LG화학을 선정했다.
E-GMP는 현대차에서 개발한 모듈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내연기관 파생 전기차와 달리 완전 전기차 형태를 기본으로 삼는다. 배터리가 바닥에 낮게 깔리면서 실내가 넓어지는 이점이 있다. 이 공간을 탑승자를 위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으로 꾸리기 용이하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은 양사의 합작사 설립이다.
LG화학과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두고 논의 중이며 후보지로는 새로운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고심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베카시의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 말까지 연간 15만대를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2030년에는 연간 25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LG화학 또한 현대차와 합작하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처를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지켜내기 유리하다.
선대 총수 시절 두 그룹은 합작사 설립 경험이 있다.
앞서 2010년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은 각각 지분 51%와 49%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팩 제조사인 ‘HL그린파워’를 설립한 바 있다. 이 기업은 LG화학의 배터리셀을 받아 배터리팩을 생산해 현대모비스에 납품한다.
고 구본무 LG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2007년 북한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해 전기차 등에 얘기를 나눈 뒤 이처럼 협력했다. 설립 초기 1000억원대 연 매출을 올리던 HL그린파워는 지난해 연 매출 1조216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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