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심의위 개최···구체적 지원 방안 검토자금 수요 실사 진행···이르면 이달 중 신청 전망이동걸 회장 “제주항공 기안기금 지원요건 충족”
금융권에 따르면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오는 15일 회의를 열고 제주항공에 대한 자금지원 검토에 착수한다. 이번 회의 개최는 지난달 11일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의결한 15차 회의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앞서 정부는 기안기금의 지원 대상에서 LCC를 배제해왔다.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대형 항공사를 우선 지원하고, LCC는 13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패키지를 활용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었다.
그러나 LCC의 연이은 적자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안기금을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LCC 지원에 활용하기로 금융지원 패키지로는 제주항공에 필요한 수준의 지원이 어렵다”며 “다음 기안기금 심의위에서 어느정도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LCC는 개별 기업의 상황이 모두 상이해 정책금융을 통한 지원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등 2곳은 기안기금 지원요건을 충족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제주항공은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 주도로 필요한 자금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 결과는 이르면 다음 주 초께 나온다. 제주항공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 기간산업안정자금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연말까지 1000억원 이상의 고정비를 지출해야 하는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기안기금이 절실한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말까지 유류비와 인건비 등에만 각각 348억원, 720억원 등 1000억원 이상 고정비 지출이 예정돼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 유상증자를 통해 1506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지만, 이들 자금은 차입금 상환으로 모두 소진한 상황이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으로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단기차입한 500억원과 은행권 차입금 62억원, 항공기 임차료 616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심의위 위원들은 제주항공이 기안기금 지원 요건을 상당부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안기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수 300명 이상과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 상반기 기준 근로자 수 2744명, 총차입금 6555억원으로 신청요건을 갖췄다.
채권단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필요 자금에 대한 실사는 마무리됐기 때문에 제주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신속한 심의를 통해 기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불가피한 제주항공이 내놓을 자구안에 대한 관심도 크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엔진 5개를 매각하고 이를 리스로 임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마련할 수 있는 유동성은 500억원 정도다. 또 신규노선 추가 중단과 기존 노선 정리, 임직원 급여 삭감 등도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 8월 유상증자에 성공한 만큼, 시장에서도 제주항공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기안기금을 투입하면 제주항공의 정상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