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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협회장, 잇달아 官 출신 장악···생보協 “官 출신 회장 찾아라”

금융권 협회장, 잇달아 官 출신 장악···생보協 “官 출신 회장 찾아라”

등록 2020.11.24 13:35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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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협회 회추위, 26일 2차 회의 열고 후보군 논의손보協·은행聯, ‘은성수 동기’ 정지원·김광수 선임소통 강화 위한 경제관료 출신 회장 선임 명분 생겨마땅한 후보 없는 民 출신 대신 官 출신 회장 세울듯정희수 보험연수원장, ‘정피아’ 논란 속 유일한 대안

신용길 현 생명보험협회장. 사진=생명보험협회신용길 현 생명보험협회장. 사진=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에 이어 은행연합회도 경제관료 출신 회장 선임을 강행하면서 6년만에 기존 민간 출신 회장 교체를 노리던 생명보험협회의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하마평에 올랐던 전직 장·차관급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경제관료 출신 후보 물색에 비상이 걸렸다. ‘관피아(관료+마피아)’ 회장 선임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안인 ‘정피아(정치인+마피아)’ 회장 선임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오는 26일 2차 회의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를 논의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상위 5개 당연직 이사사(社) 대표이사와 장동한 한국보험학회 회장, 성주호 한국리스크관리학회 회장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 18일 1차 회의를 개최해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후보 추천 일정과 방식을 논의한 바 있다.

회추위는 2차 회의에서 경제관료 출신을 중심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협회는 최근 손보협회에 이어 은행연합회도 경제관료 출신 회장을 선임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경제관료 출신 회장 선임에 대한 명분을 얻었다.

생보협회는 정지원 손보협회장 선임을 계기로 정치권 안팎에서 경제관료 출신 낙하산 금융협회장 선임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면서 눈치를 살펴야 했다.

그러나 은행연합회까지 경제관료 출신인 김광수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하면서 생보협회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정지원 손보협회장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내정자는 행시 27회 출신으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동기다. 정 회장은 금융위 상임위원, 김 내정자는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거쳐 각각 한국거래소 이사장,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당초 생보협회는 지난 6년간 민간 출신이 맡아온 회장을 관료 출신으로 교체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다음 달 8일 임기 만료를 앞둔 신용길 현 회장은 업계 3위사 교보생명 출신으로 KB생명 사장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재임한 이수창 전임 회장은 업계 1위사 삼성생명 사장을 지냈다.

생보협회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2014년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 기류 속에 이 전 회장을 선임한 이후 민간 출신 회장 선임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민간 출신 회장들은 이전의 관료 출신 회장과 비교해 금융당국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관료 출신 회장 선임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거세졌다.

문제는 차기 생보협회장 하마평에 올랐던 고위 경제관료 출신의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차기 생보협회장 인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름이 거론된 진동수(행시 17회) 전 금융위원장과 진웅섭(행시 28회) 전 금융감독원장은 모두 후보를 맡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진동수 전 위원장은 일찌감치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진웅섭 전 원장도 회추위 개최를 앞두고 후보직을 고사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라이나생명 산하 라이나전성기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종구(행시 25회) 전 금융위원장을 후보로 거론하고 있으나, 최 전 위원장은 앞서 은행연합회장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금융협회장은 민간 출신이 맡아야 한다며 스스로 가능성을 일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생보협회는 경제관료 출신 회장 후보 물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의외의 전직 관료가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경제관료 출신 회장 선임이 어려울 경우 대안으로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의 전직 3선 국회의원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있다.

정 원장은 차기 생보협회장 인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회장 선임을 위한 사전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얘기가 업계 안팎에 돌았던 인물이다.

지난 2018년 12월 보험연수원장으로 선임된 정 원장은 현재 야당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경북 영천시 출신의 정 원장은 한나라당 경상북도당 위원장, 사무총장 대행 등을 역임한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이었다. 그러나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4월 대선 직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의 통합정부자문위원단 부단장을 맡았다.

다만, 정 원장이 생보협회장으로 선임될 경우 관피아 논란을 피하는 대신 정피아 논란이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특히 정 원장은 보험연수원장으로 선임될 때부터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어서 부담이 따른다.

정 원장은 보험연수원장 선임 당시 일명 ‘철새 정치인’, ‘정권 코드인사’라는 비판 속에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관피아와 정피아 회장 선임이 모두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민간 출신을 선임할 수밖에 없지만, 민간 출신 역시 마땅한 후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당초 민간 출신 회장 선임 기조가 이어질 경우 차기 회장 선임이 유력했던 한 대형 생보사의 전직 대표이사는 현재 건강 악화로 회장직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대 대형사가 생보협회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중소형사 출신은 사실상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회추위는 2~3차 회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차기 회장 후보를 최종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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