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임대표, 동원·CJ 등 경쟁사 거친 ‘非 롯데맨’ 출신신동빈 회장 식품 계열사 실적 반등 의지 풀이HMR·케어푸드 등 브랜드 안착에 속도 낼 전망
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연말 인사에서 롯데푸드 대표이사 자리에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969년생으로 50대 ‘젊은 CEO’ 자리에 오른 이 신임대표는 롯데의 순혈주의를 깬 인물이다. 이 신임대표는 컨설팅 회사인 Authur D.Little,(아서디리틀), 식품회사 동원F&B, CJ제일제당을 거쳤다. 롯데와는 2009년 롯데미래전략센터 산업연구팀장으로 오며 인연을 맺었다. 2014년부터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이사 자리를, 2016년부터 현재까지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를 겸임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 신임대표의 선임은 공채 출신 순혈주의를 깬 것으로, 신동빈 회장이 식품 계열사 부진 상황에서 쇄신을 위한 칼을 빼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롯데그룹은 재계에서 인사에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조경수 롯데푸드 전 대표 또한 1986년 롯데제과로 입사해 2009년 롯데푸드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 파스퇴르 사업 등을 맡아왔다.
롯데푸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부침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식품회사들이 코로나19 수혜를 바탕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룬 데 비해 롯데푸드는 3분기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3분기 매출액은 4728억원, 영업이익은 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1.2% 떨어졌다.
직전 분기였던 2분기는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줄어든 4406억원, 영업이익은 24.5% 급락한 140억원에 그쳤다.
롯데푸드의 실적 부진은 B2B(기업간거래) 사업 구조 탓에 코로나19 타격을 크게 입은 탓이다. 롯데푸드는 가공유지(버터·마가린), 육가공, 빙과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특히 가공유지부문은 제과·제빵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B2B 매출이 주를 이룬다. 육가공부문 또한 B2C, B2B매출로 나뉘는데 B2B 채널 신선육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롯데푸드는 2017년부터 국내 식품산업 성장 둔화, 주력 제품인 가공유지와 육가공 제품 판가 하락·수요 변동 등으로 매출이 점차 감소해왔다. 결국 지난해 11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타격은 뼈아팠다.
이런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이 신임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HMR 사업을 바탕으로 B2C 채널 확대를 이뤄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미션’이 주어진 것이다. 롯데푸드는 이전부터 HMR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롯데푸드가 후발주자인 만큼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이를 위해 롯데푸드는 2017년 평택 공장 준공 이후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까지 총 930억원을 투자해 김천공장을 증축하고 HMR 생산 라인을 확대 중이다.
또 2018년 하반기에는 유제품 분유와 연결되는 영업조직,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아이 생각’ 브랜드를 론칭, 베이비 푸드 시장에도 진입했다. 신생아 수 감소로 국내 분유 시장은 감소하고 있지만, 이유식을 비롯한 키즈 식품 시장은 성장하고 있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이어 성인용 단백질 강화 영양식인 ‘닥터액티브’를 내놓으며 생에 주기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 신임대표는 조경수 전 대표의 바통을 받아 시장에 내놓은 브랜드들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작업을 펼칠 전망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내년 사업 계획 방향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내년 김천공장 증축이 완료되면 HMR 제품 라인업 강화로 관련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