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서울 물량 씨말라, 시장 조사는 나섰지만···”“평당 420만원은 받아야···서울시·조합 입장 중요”“정책 시행 절차 정해지지 않아···참여도 불확실”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대답이 먼저 나오긴 했지만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 계획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확답 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공사(SH) 등이 주도하는 공공재개발 후보지 8곳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동작구 흑석2구역 ▲영등포구 양평13구역 ▲동대문구 용두1-6구역 ▲관악구 봉천13구역 ▲동대문구 신설1구역 ▲영등포구 양평14구역 ▲종로구 신문로2-12구역 ▲강북구 강북5구역 등이다.
이들 사업지는 서울 내 역세권 입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간 사업성 부족 및 주민 간 갈등으로 사업이 정체돼 있던 곳들이다.
22일 대형건설사 정비사업계 관계자들에게 공공재개발 참여 여부를 문의한 결과 대부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내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며 “천호1구역은 대형건설사 참여가 없었지만 그 당시에는 일반 물량도 많았기 때문이고,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물망에 올려놓고 있다”고 말했다.
B대형건설사는 이미 공공재개발 사업지 시장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된 사업지들이 입지가 좋다”며 “시범적으로 대형건설사마다 한 개 사업장은 들어가겠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공이 주도하는 게 부담스러워 대형건설사 참여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이미 공공관리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크게 다른 부분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역시 ‘단, 수익성이 보장될 때’라는 단서 조항은 달았다. 정부가 참여해 용적률을 올리고 사업 갈등을 풀어내 준다고 해도 기회비용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민간은 수익성이 더 높은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C대형건설사 정비사업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관망하고 있고 수익성이 어느 정도 있느냐에 따라 참여 여부가 갈릴 것 같다”며 “검토는 가능하지만 정부가 제시하는 용적률 증가 등이 사업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대형사는 아무리 눌러도 평당 420만원 정도의 공사비는 되어야 하는데 중견사는 370만원대도 가능할 것”이라며 “입찰을 한다고 할지라도 중견사가 내미는 공사비가 훨씬 저렴하다면 대형사가 입찰에서 유리한 입지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부연했다.
같은 맥락에서 A건설사도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크게 도약한 중견건설사들이 더욱 적극적이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시장 조사에 이미 나섰다는 B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서울시와 조합원이 생각하는 공사비 수준이 너무 낮다면 포기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우리 회사 브랜드를 쓸 수 있는지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D대형건설사 정비사업 관계자는 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 점을 짚었다.
그는 “취지 자체는 좋아 보이지만 사업 절차나 방법, 관련법 등 뒷단이 정리가 돼야 시공사의 참여 여부를 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업이 생기면 건설사들이야 당연히 관심이 있지만, 사업을 주는 쪽이 아직 정리가 안 됐는데 참여하는 쪽은 당연히 간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공재개발은 새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전에 없던 사업 형태는 아니다. 누가 시행을 하느냐만 달라질 뿐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핵심은 분양가 어떻게 결정되느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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