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판매사 제재심 임박···수위 영향 ‘금소처 평가’ 주목김은경 “금융사, 신속하게 소비자 보호하면 노력 인정해줘야”앞서 증권사 3곳 중징계 안에 ‘이견이 없다’는 의견 내기도우리·신한은행, 사후 수습 등 소비자 보호 신속 대응 피력“소비자보호 노력 반영” 윤석헌 원장 발언에 기류 변화 감지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소보처는 라임 사태와 관련 25일 열리는 제재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해당 기관의 소비자 보호 조치와 피해 구제 노력에 대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소보처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펀드 사태를 계기로 금융상품 설계, 모집, 판매를 단계별로 모니터링하고 상시 감독도 벌이는 조직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낳은 라임펀드를 각각 3577억원, 2769억원어치 판매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직무정지’,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문책경고’를 각각 사전 통보했다.
금융사 임원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의 5단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문책 경고 이상부터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제재가 그대로 확정되면 현직 임기 종료 후 향후 3년~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된다.
금융권은 징계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재 수위는 제재심 심의를 거치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보처는 참고인으로서 해당 금융기관의 피해 구제 조치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를 반영해 감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제재심 위원들이 몫이다.
소보처가 라임펀드를 판매했던 증권사 3곳의 제재심에서는 검사국의 중징계 안에 ‘이견이 없다’는 의견을 냈던 것에 비춰보면, 소보처의 등판 자체가 해당 은행의 노력을 평가할만하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소보처의 평가작업은 금융사고가 발생한 금융사에 소비자 보호 문화 정착 유인을 제공하려는 일환에서 이뤄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2월 금융사 제재 때 금소처장과 사전에 협의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또 같은 해 5월에는 ‘금융거래자의 피해에 대한 충분한 배상 등 피해 회복 노력 여부’를 제재 수준을 정할 때 고려할 사유로 추가했다.
이에 김은경 소보처장의 의견 피력이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최초의 여성 부원장이기도 한 김 처장은 소비자 보호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앞서 그는 한 언론매체와 통화에서 “금융사가 문제가 생긴 걸 알았을 때 신속하게 소비자를 보호하면 그 노력은 인정해 줘야 한다”며 “분쟁 조정안 수락 여부, 손해배상 비율, 소비자 보호를 위한 결단 시기, 사기성 등 고려할 수 있는 모든 기준을 종합 검토해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는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신한은행은 사후 수습과 소비자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한 점을 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테티스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의 최대 51%를 우선 지급하기로 한 데 이어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투자자에게 원금 100%를 배상하라는 금감원의 분쟁 조정안을 수락해 전액 배상에 나섰다.
신한은행도 손실 확정이 안 된 크레디트인슈어드(CI) 펀드에 대해 은행권 가운데 처음으로 투자금 50% 선지급을 결정했다. 이외에도 소비자 구제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게 신한 측 설명이다.
아울러 금융권에선 최근 있었던 기업은행 제재심 결과도 주목한다. 금감원은 김도진 전 행장에게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지만 제재심 심의 결과 ‘주의적 경고 상당’의 경징계로 한 단계 경감했다. 기업은행은 제재심에서 피해자 구제 노력을 적극적으로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라임펀드 판매은행 CEO에 대한 징계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작년에 DLF 때 제재를 베이스로 놓고 더 잘못한 게 있냐, 감경 사유가 있냐를 따지고 있다”며 “시스템 내에서 감경할 부분을 찾고 소비자보호를 잘하는 회사의 경우 (감경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정무위에서 “(판매사의) 잘못에 대해서는 엄하게 해야 한다"면서도 "엄하다는 것이 법의 테두리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 통제 부족을 근거로 CEO에게 중징계를 내리는데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에 무게추를 완전히 기울인 만큼 제재심도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면서 “제재 수위는 제재심 심의를 거치며 달라질 수 있는만큼 소보처 평가가 중요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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