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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박철완, 주총 패배·불명예 퇴출···다음 전략은?

금호석화 박철완, 주총 패배·불명예 퇴출···다음 전략은?

등록 2021.04.06 15:00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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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제안 안건 모두 부결···임원 계약 해지지속적 경영참여 의지 등 분쟁 장기화 시사표결 환산 결과 확실한 우군 25%대로 파악 박찬구 회장 30%p 우위 추산···주식매입 뿐가족 추가 참전·막대한 퇴직금 활용 등 총동원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 지위만 남은 박철완 전 상무가 차기 분쟁 전략을 짜는데 분주하다. 재계에서는 당장 지분율 확대 외엔 뚜렷한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6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지난달 열린 금호석화 정기 주주총회에서 완패했다. 총 11건의 주주제안 안건 모두 사측과의 표결에서 밀리거나, 결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박 전 상무는 이 여파로 그룹에서 자리를 잃었다. 금호석화는 지난달 31일 박 전 상무가 해외고무영업 담당 임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 계약을 해지했다.

당초 사측은 박 전 상무가 자진해서 퇴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박 전 상무는 계속해서 회사를 다니겠다는 입장을 굳혔고, 결국 사측이 계약 해지 통보를 먼저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등기임원인 금호개발상사에서도 자연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금호개발상사는 금호석유화학 100% 손자회사다.

업계에서는 박 전 상무가 회사를 떠나는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한다. 작은 아버지인 박찬구 회장과 현 경영체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만큼, 주총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철저히 고립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전 상무는 장기전을 시시하고 나섰다. 그는 주총이 종료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필요하다면 임시 주총을 소집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대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임이 결정된 당일에도 “금호석화의 거버넌스 개혁으로 기업가치가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경영 참여 의지를 나타냈다.

올해 주총이 전초전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박 전 상무 입장에서는 내년 주총 등에 대비해 명확한 표심 향방을 확인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이번 주총에는 작년 말 기준 의결권을 가진 주식(2487만5163주)의 80.2%(1995만5885주)가 참석했다. 박 전 상무 측 주주제안 중 가장 높은 찬성표를 받은 안건은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안이다. 표결 결과 52.7%의 찬성표를 받았다. 주식으로 환산하면 약 1052만주이고, 전체 의결권 가진 주식의 42.3%에 그친다.

하지만 박 전 상무 측 배당이나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30%대 전후의 찬성률을 받은 점으로 미뤄볼 때, 박 전 상무가 확보한 확실한 우호세력은 대략 700만주 수준으로 계산된다.

다시 말해, 박 전 상무 측 확실한 우군으로 분류할 수 있는 지분율이 전체의 25% 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반면 사측이 가장 높은 찬성표를 기록한 것은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이다. 찬성률 74.0%를 기준으로 계산한 의결권 가진 주식은 전체의 60%에 해당하는 약 1500만주 상당이다.

이 외에도 박 회장 측 의안은 대부분 70%대 안팎의 찬성표를 받았다. 박 전 상무 측보다 최소 30%포인트 이상의 세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박 전 상무가 다시 한 번 경영권 장악 기회를 노리기 위해서는 주식 매입이 유리하다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된 만큼, 최대주주 지위를 활용해 현 경영진을 압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전 상무는 지난달 모친 김형일씨와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을 동원해 지분율을 10.0%에서 10.2%로 늘렸다. 총 투입금액은 100억원이 넘지만, 주당 단가가 20만원 이상으로 형성된 만큼 지분 확대는 미비하다. 가족들의 지원사격을 받아 추가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금호석화와 금호개발상사 등에서 받을 막대한 규모의 퇴직금도 활용할 수 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에서 15년2개월, 금호개발상사에서 11년을 근무했다. 구체적인 급여 수준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십억원을 수령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흥아해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9년 3월 선임된 박 전 상무의 임기는 3년이다. 흥아해운에서만 매년 3000만원, 총 9000만원 가량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석화 주가는 금호리조트 인수를 완료한 지난 2일부터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주들의 불신이 크다. 박 전 상무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주식 매집으로 소액주주 지지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다만 박 전 상무가 현 상황에서 임시 주총을 소집하더라도, 승산이 크지 않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박 회장 측이 기업가치 제고책과 주주친화 정책을 대거 내놓았고, 경영상 큰 잘못이나 과실이 없어 뚜렷한 명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이사회 진입을 노리기도 쉽지 않다. 현재 금호석화 이사회는 정관에서 규정한 총 10인 정원을 모두 채웠다. 이사 해임의 경우 특별 결의 사항으로,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과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지분 열세에 있는 박 전 상무가 상황을 반전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시각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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