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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GM의 배터리 제2공장 합작···끈끈한 협력 이유 있네

LG-GM의 배터리 제2공장 합작···끈끈한 협력 이유 있네

등록 2021.04.15 10:00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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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시작된 ‘배터리 동맹’ 현재 진행형GM은 LG전자·LG디스플레이 전장 부품까지 호평“GM은 경쟁보다 LG와 안정적 수주 원한다” 평가

LG화학 신학철(오른쪽) 부회장이 2019년 12월 5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 메리 배라 GM 회장과 함께 배터리셀 합작 법인 설립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LG화학 신학철(오른쪽) 부회장이 2019년 12월 5일(현지 시각)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 메리 배라 GM 회장과 함께 배터리셀 합작 법인 설립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LG와 GM의 2번째 배터리 공장 설립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양쪽의 끈끈한 협력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2009년 미국 GM의 볼트용 배터리 공급 업체에 LG화학이 선정된 이후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맞손은 현재 진행형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M은 LG와 함께 미국 내 2번째 배터리 공장 설립 발표를 앞두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오는 16일 양사가 이런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장소는 테네시주가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까지 못 박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현재 오하이오주에 23억 달러(2조7000억원)를 투입해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양사는 2019년 12월 50대 50 지분으로 각각 1조원씩 출자해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출범했다. 이곳의 생산 능력은 30GWh(기가와트시) 이상이다. 30GWh는 연간 전기차 50만대 생산이 가능한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이 테네시주에 공장을 건설할 경우 오하이오주에 이어 2번째로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셈이다. 기존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까지 포함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3개의 생산 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유럽, 미국 등에 자체 생산 공장 5개를 포함해 합작 생산공장 3개까지 전 세계적으로는 총 8개 기지를 갖추게 된다.

LG와 GM의 연이은 합작법인 설립 가시화는 양사의 신뢰 관계가 굳건하다는 이유가 첫째로 꼽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LG와 GM이 오랜 관계를 맺었고 LG가 미국에 투자도 많이 했다”면서 “GM이 좋은 품질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기조가 강한데 다른 완성차 업체와 달리 경쟁을 통한 배터리 수주보다는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협력해 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기조가 강하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LG와 GM의 협력관계는 2009년 1월 미국 GM의 쉐보레 볼트용 배터리 공급 업체로 LG화학이 선정되면서부터 출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GM의 쉐보레 볼트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전기차로 배터리가 동력의 보조 수단으로만 작용하던 기존 하이브리드카와는 달리 순수 배터리 힘만으로 구동하는 차세대 친환경 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때 LG는 곧바로 충북 오창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기공하며 태동하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당시 배터리 업계에선 LG가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미국 GM에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단독 공급 업체로 선정된 것을 호평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를 토대로 LG는 이듬해인 2010년 볼보, 포드, 르노 다른 업체 물량도 수주하면서 미국 미시간주에 홀랜드 공장을 기공했다. 결과적으로 GM도 지속 성장하는 LG와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해 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GM이 LG와 끈끈한 관계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경우도 있다.

GM은 지난해 9월 한국 미디어 대상 온라인으로 개최된 ‘캐딜락 글로벌 미디어 로드쇼’에서 “GM의 가장 큰 테크니컬센터는 한국 센터로 자원 측면에서 볼 때 순수 전기차 미래로 가는 데 중심축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며 “LG화학과의 관계로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배터리 셀을 생산하게 됐다”고 자신했다.

GM의 신형 얼티엄 배터리는 대형 파우치 형태의 셀을 배터리 팩 내부에 가로 혹은 세로로 배치할 수 있는 차별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이것이 LG와 협력 덕분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널리 알려졌듯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나아가 GM은 아예 지난해 6월 자사가 선정하는 ‘올해의 공급업체 시상식’에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수상자 명단에 올렸다. 당시 GM은 캐딜락의 2021년식 에스컬레이드 차량에 공급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올레드(P-OLED) 기반 디지털 콕핏 시스템을 높게 평가했다. 이를 두고 배터리 업계에서는 GM과 LG의 관계가 배터리뿐만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전기차 생산으로도 확대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양사의 ‘배터리 동맹’은 더욱 속도를 높일 것이란 게 관련 업계의 예상이다. GM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향후 5년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270억달러(약 30조1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 대세로 떠오른 테슬라를 추격하기 위해서도 GM은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한국자동차사업협회가 내놓은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비중을 보면 GM은 테슬라(15%·44만2334대)와 폭스바겐그룹(13%·38만1406대)에 이어 7.5%(22만2116대)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도 ‘그린 뉴딜’ 정책에 따라 친환경 산업을 장려하는 미국에서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겠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자국의 든든한 후원을 등에 업고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질주 중인 중국 CATL을 추격하기 위해서도 성장하는 미국 시장 확보를 놓칠 수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설립하는 1·2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LG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 독자 공장 생산능력 75GWh에 더해 총 140GWh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연간 약 2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배터리 분쟁을 벌인 SK이노베이션과 총 2조원의 배상금을 받기로 합의까지 했다는 점을 봐야 한다”며 “GM과의 협력 히스토리까지 따져보면 투자를 위한 모든 환경이 조성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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