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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박삼구 전 회장 딸 박세진 상무, 금호익스프레스로 옮겼다

[단독]금호家 박삼구 전 회장 딸 박세진 상무, 금호익스프레스로 옮겼다

등록 2021.04.16 09:50

수정 2021.04.16 14:18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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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2년8개월여 만인 3월말 금호리조트 퇴사호텔·조리 관련 학력, 서비스 품질 등 담당해와‘절연’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인수, 예고된 수순고속버스사업 계열사 신사업 담당 임원으로 이동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딸 박세진 상무가 금호리조트를 퇴사한 가운데, 그룹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딸 박세진 상무가 금호리조트를 퇴사한 가운데, 그룹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딸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가 금호익스프레스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리조트과 아시아사항공 등 그룹 사세 위축에도 경영수업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박 상무는 지난달 말 금호리조트를 떠났다. 2018년 7월 경영관리 담당 임원으로 입사한지 2년 8개월여 만이다.

박 상무는 1978년생으로 이화여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를 졸업했고, 요리·호텔 전문학교인 르코르동블루 도쿄를 거쳐 르코르동블루 런던에서 수학했다.

일본 동경관광전문학교 음료서비스학과와 일본 핫토리영양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상지대 대학원에서 글로벌사회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일본 ANA 호텔 도쿄에서 3년간 실무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 같은 학력과 경력 덕분에 금호리조트에서 조리와 호텔부문 서비스 품질 향상 등의 임무를 맡았다.

박 상무는 유학 생활을 마치고 2살 차이의 최성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와 결혼한 뒤 평범한 전업주부로 생활해 왔다.

박 상무의 입사 당시 재계에서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금녀(禁女)의 벽’이 허물어진 만큼, 박 상무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그동안 유교적 가풍을 중시한 고(故) 박인천 창업주의 경영철학에 따라 전통적으로 여성의 경영참여가 금지됐다. 박삼구 전 회장 동생이자 창업주 4남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2015년 딸 박주형 상무를 회사로 불러들였고, 남성상속의 승계 원칙을 깨트렸다. 당시 박찬구 회장은 “능력만 있으면 딸도 경영에 참여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상무 입사 10개월차이던 2019년 4월에는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통매각이 결정됐다. 같은해 1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딜 클로징(거래종결)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된 이후 금호리조트는 통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아시아나항공이 금호리조트만 따로 떼 분리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금호리조트가 보유한 아시아나CC 등은 매력도가 높은 매물로 평가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 상무는 매각 태스크포스팀(TFT)에 참여했다. 입찰 후보들을 대상으로 매물에 대한 프리젠테이션도 진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월 예비 인수자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낸 범(凡)금호가 금호석화를 인수 우협대상자로 올렸고, 2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금호석화는 3월부터 금호리조트 대표와 핵심 임원을 교체하는 내부 인사를 단행하며 기존 ‘색깔 지우기’ 작업을 시작했다. 최종 매각은 이달 1일 대금 2554억원을 모두 납입하며 마무리됐다.

박삼구 전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2009년 발발한 ‘형제의난’으로 갈라선 만큼, 박 상무 퇴사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오빠 박세창 금호건설(옛 금호산업)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당시 금호석화와 공개적으로 충돌한 일화만 보더라도, 2세간 갈등이 3세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세창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2대주주인 금호석화를 향해 “어떤식으로든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고, 금호석화 측은 “이미 남보다 못한 사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상무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 명분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금호리조트를 떠난 박 상무는 금호익스프레스 신규사업 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이동은 그룹 내부에서도 비밀리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오빠가 근무하는 실질 지주사 금호건설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호텔경영과 요식업에 특화된 박 전 상무가 맡을 업무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호익스프레스는 지난해 금호고속에서 물적분할됐다. 당시 분할 배경을 두고 고속버스 사업 부문의 매각을 쉽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박 상무가 신사업을 담당하게 된 만큼, 매각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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