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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쿠팡, 자영업자 할인 혜택 ‘쿠팡이츠딜’ 카드

다급해진 쿠팡, 자영업자 할인 혜택 ‘쿠팡이츠딜’ 카드

등록 2021.04.26 16:30

수정 2021.04.26 16:39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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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적자’ 김범석 의장 총수 지정 두고 공정위 재검토총수 지정 전면 재검토 방침에 상생기업 이미지 메이킹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범석 쿠팡 의장의 총수(동일인) 지정 여부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돌연 입장을 바꿔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총수 지정 여부는 오는 29일 결정된다. 다급해진 쿠팡은 뜬금없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주는 ‘쿠팡이츠딜’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그러나 재계와 관련 업계에서는 쿠팡이 총수 지정 결과를 앞두고 공정위에 보여주기식 ‘상생’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당초 공정위는 자산 5조 원을 넘긴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되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 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 여론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부정 여론이 확산되자 방향을 틀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배달 앱 ‘쿠팡이츠’에 입점한 일부 업체들을 대상으로 신선식품을 할인해 판매하는 쿠팡이츠딜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판매가 부진하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특가로 판매하는 서비스다.

쿠팡이츠딜은 ‘치타배달’ 배지를 보유한 매장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현재 쿠팡은 쿠팡이츠 입점 매장 중 빠른 배달·고객 만족도를 모두 충족한 점포만 치타배달 배지를 붙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갑자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두고 김 의장의 총수 지정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김 의장의 총수 지정을 두고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고 공정위가 입장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부랴부랴 영세업자들에게 혜택을 주며 상생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것.

실제 지난 21일 공정위 위원 7명이 참석한 쿠팡 동일인 지정 관련 비공개 전원회의에서는 김 의장을 지정하자는 쪽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오는 29일 쿠팡의 총수 지정 결과를 앞두고 조성욱 위원장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다.

쿠팡의 총수 지정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쿠팡 측에서는 외국계 기업인 에쓰오일 등의 사례를 들어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꺼내 들어 반발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에서는 쿠팡의 매출이 거의 한국에서 나오고, 미국 법인 쿠팡 Inc에 대한 김 의장의 지분율이 76.7%(차등의결권 적용 시)로 실질적 지배자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간 쿠팡은 정·관계 인사들을 대거 끌어들이며 대관을 강화했다. 공정위를 비롯한 각종 정부 부처, 검사·판사·변호사 등 법조인, 정치계 의원실 보좌관 출신 인물들이 쿠팡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강한승 대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으로 정·재계를 아우르는 대관을 도맡아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김 의장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인재들을 영입했던 이유는 사업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각종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정부 및 기관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총수 지정’과 같은 이슈가 대표적이다. 강 대표를 영입해 대표이사 자리에 앉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가 법리를 보수적으로 해석하기로 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공정거래법에 총수 대한 국적 기준이 없고,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를 총수로 지정한다는 것이 주요 배경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모기업 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지만, 김 의장처럼 특정 개인 1명이 경영권을 쥐고 있지 않다는 차이점도 고려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쿠팡이츠딜 서비스가 ‘이미지 메이킹’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국내 물류센터에 투자하고 대규모 고용 창출에 이어 자영업자와의 상생이라는 명목을 하나 추가해 ‘상생 기업’이미지를 부각시려는 것이란 이야기다.

여기에 여론을 달래기 위한 쿠팡의 언론플레이가 되레 역효과를 불러일으켜 ‘괘씸죄’를 적용받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쿠팡이츠딜이라는 서비스를 내세운 시점이 총수 지정 등 이슈와 맞물렸다는 점은 충분히 공정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물류센터 건설·고용 창출과 마찬가지로 ‘상생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한 일환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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