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출구 전략 논의 위한 이사회 개최씨티銀 “구체적 일정이나 내용 확정된 바 없다”금융권 “뚜렷한 인수자 없어···분리매각 될 듯”노조는 한국 철수 반대···“인력 구조조정 우려”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출구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27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었다.
이날 이사회에는 의장인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사내이사)을 비롯해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민성기 전 한국신용정보원장 ▲이미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민주 전 BNK금융지주 부사장 등 4명의 사외이사가 참석했다.
씨티은행은 회의 결과에 대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의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으나, 구체적 일정이나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모든 실행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 늦지 않는 시일 안에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한국을 비롯한 13개 국가에서 소비자금융 부문 영업을 철수하고 ▲싱가포르 ▲홍콩 ▲아랍에미리트 ▲영국 런던 등 4개 나라에서만 이를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철수는 장기적 수익이 개선될 수 있는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사업 재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금융권은 한국씨티은행 소비자 금융 부문을 두고 한 차례 인수합병(M&A)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금융당국은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출구 전략은 ▲통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업무 폐지 등 크게 3가지로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는 소비자 금융 부문 가운데 자산관리(WM)나 신용카드를 부문 등을 쪼개 파는 분리매각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가장 큰 이유는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밝혔듯 당장 뚜렷한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소매 부문 인수설이 돌 때마다 꾸준히 인수 후보자로 거론돼 왔던 DGB금융지주(대구은행), JB금융지주(광주은행·전북은행), OK금융그룹 역시 이렇다 할 의사를 표현하지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부문별 쪼개기 매각을 진행하면 인수자 입장에선 부담이 적어지고, 씨티은행은 강점이 있는 사업 부문 매각 시 흥행 기록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소비자 금융 부문을 통으로 매각 시 예상가격은 2조원 중반대로 추정된다. 현재 남아있는 수도권 내 영업점은 43이며 관련 직원은 939명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한국씨티은행의 고객 대출 자산은 24조7000억원, 예수금은 27조3000억원이다.
만약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폐지하는 수순을 밟게 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HSBC은행이 2012년 산업은행에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하려다 직원 고용 승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실패하자, 2013년에 결국 청산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향후 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 소매금융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기본과 동일하게 제공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인력 구조조정 우려를 표하며 철수에 강력 반대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경영진은 발표 내용을 수일 전 인지했음에도 당일까지 거짓 연기를 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예치한 자산을 걱정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지점마다 수백억원의 뱅크런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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