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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사장, RSU가 ‘승계’에 미치는 영향은?

김동관 사장, RSU가 ‘승계’에 미치는 영향은?

등록 2021.06.07 16:26

수정 2021.06.08 17:09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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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3형제, 제조-금융-레저로 후계구도 에이치솔루션 최상단으로···개인 부담 완화김승연 회장 주식 증여세 3천억, 자금마련 필수RSU, 기업가치 제고 목적 지급...처분 시 현금화 가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그룹 3세들의 후계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승계자금 마련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김승연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현재 근무하는 계열사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실탄 마련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가(家) 3형제의 승계 밑그림이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김 사장은 방산과 에너지 등 제조업을 총괄하고,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금융업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계열사를 이동한 막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보는 레저와 서비스업을 전담할 전망이다.

김 회장이 지난 3월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3사의 미등기임원으로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한 만큼, 본격적인 경영권 이양을 위한 준비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3세 경영시대 전환을 위한 핵심 과제로는 지배구조 개편이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정하는 실질 지주사는 ㈜한화다. ㈜한화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건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지주사인 에이치솔루션이 존재한다. 김 사장 등 3형제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한화종합화학은 손자회사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합병은 기존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고, 합병 비율 도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분위기다.

대신, 에이치솔루션이 지배구조 최상단에 오르는 방안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주식을 꾸준히 매집하고 있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법인이 법인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3형제가 김 회장으로부터 ㈜한화 주식을 증여받거나 ㈜한화 주식을 새로 사들이는 방법보다 자금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한화 최대주주는 김 회장으로, 지분율(보통주)은 22.65%다. 에이치솔루션은 5.19%로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분율을 10~2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현 주가 기준 1180억~3500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말 별도기준 3567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 중이다. 연결기준으로 따져보면 2조원에 육박한다. 자회사 한화시스템이 단행하는 유상증자에 1500억원 이상을 출자할 만큼 풍부한 유동성과 현금 동원력을 갖췄다.

한화그룹이 ‘3형제→에이치솔루션→㈜한화→한화솔루션 등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최종 완성하더라도, 개인별 승계자금은 필요하다.

현행 법상 증여나 상속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세율은 50%다. 특히 최대주주 보유 주식의 경우 할증률 20%가 추가된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주식의 가치는 5000억원대다. 3형제가 이를 물려받는다고 가정하면 최소 3000억원을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비상장사 주식과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을 고려하면 세 규모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김 사장 등 3형제는 에이치솔루션 배당과 계열사 주식 처분 등으로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RSU도 일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시행하는 성과보상제인 RSU는 회사가 제시한 조건을 달성할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을 무상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특정 가격에 매수할 권리를 부여하는 스톡옵션과는 차이를 가진다.

한화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RSU를 도입했다. 지난해 2월 ㈜한화를 시작으로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로 확대됐고,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무급 이상 임원들에게 지급된다.

김 사장은 현재 한화솔루션 RSU 4만9658주 상당을 보유 중이며, 2030년 1월 주가에 따라 최종 지급액이 결정된다. 현 시세로 따져보면 22억원 상당이다. 주가가 상승할 경우, 수중에 떨어지는 현금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전략부문장을 겸직하는 ㈜한화에서도 RSU를 지급받았다. ㈜한화는 지난해 2월 주요 경영진에게 18만여주를 RSU로 부여했고, 올해 4월에는 자사주 21만여주를 새롭게 취득했다. 김 사장이 보유 중인 구체적인 RSU 규모는 비공개다.

김 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SU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비상근 사내이사로 선임된 그는 항공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RSU용 자사주 1만2492주를 4월부터 7월까지 취득하기로 했다.

RSU 지급 시기가 통상 7~10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은 2027~2031년 사이에 해당 계열사 주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배력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주식을 보유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총수일가의 증여세나 상속세는 천문학적 규모로 책정되기 때문에 연부연납(5년간6회 분납) 제도를 활용한다”며 “한화그룹의 경우 3세로 경영권이 완전히 승계되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실제 현금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RSU가 일종의 비상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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