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남혐 이벤트 논란 책임 통감 창업 20년 만에 사임”업계서는 상장 후 매각 절차 밟기 위한 사전 작업 시각
지난 3일 무신사 창업주인 조만호 대표가 사임을 결정했다. 조 대표가 최근 불거진 성차별 논란의 책임을 통감하는 한편, 회사의 성장을 위해 전문가 손에 경영을 맡기기로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무신사의 성차별 이벤트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무신사는 올해 3월 여성 회원들에게만 할인쿠폰을 제공하면서 특정 회원 차별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에는 무신사의 이벤트 홍보 이미지에 사용된 손 모양이 ‘남성혐오’의 의미가 있다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성차별 논란이 사드라들기도 전에 ‘남성혐오’ 논란으로 또 한 번 도마에 오르지 조 대표가 경영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무신사와 저의 분리가 필요하다. 어느 시점부터 무신사에 동기화돼있어 이번 일은 회복이 어려운 큰 상처를 남겼다”며 “만약 같은 상처를 다시 입게 되면 무신사 대표이기 이전에 한 명의 자연인으로서 삶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업계는 다양한 시각을 내놨다. 우선 무신사가 내년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리스크 ‘제로’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수장을 교체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상장을 위해서는 기업 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 성차별 논란이 고객들의 불매로 이어진다면 상장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조만호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전문성 있는 경영진을 세워 장기적으로 상장 후 매각까지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무신사에서 발생한 논란은 조만호 대표가 사퇴할 만큼 대형 리스크로 비춰지지 않았으나, 조 대표가 무신사와 최근 인수한 스타일쉐어·29CM의 더 큰 성장을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 같다”며 “업계에서 무신사가 몸집을 키워 매각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들려오는 만큼 이번 결정도 상장 후 매각 수순을 밟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지만, 최대주주로서 무신사에서의 영향력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투자유치 전 조 대표가 보유한 무신사 지분은 약 7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무신사의 상장이 이뤄지면 조 대표가 가진 지분 가치는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무신사는 현재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기업으로 국내 10번째 유니콘으로 선정됐다. 무신사는 약 84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입점 브랜드는 6500여 개에 이른다. 연간 거래액은 2016년 1990억 원 규모에서 2017년 3000억 원, 2018년 4500억 원, 지난해 1조2000억 원으로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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