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측 법률플랫폼 로톡 가입한 ‘변호사 징계’ 법률 개정 변협 “변호사법 위반”vs로톡 “공정거래법 위반” 대립 팽팽
로앤컴퍼니는 지난 10일 변협을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변협이 공정위 신고를 당한 건 1952년 단체 설립 이래 처음이다. 앞서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을 비롯한 변호사 단체는 애당초 로톡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 플랫폼 사업인 로톡의 서비스를 두고 ‘변호사가 아닌 법률 플랫폼이 법률 서비스 소비자들에게 변호사를 소개하고 돈을 받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로톡은 2014년 출시 당시 변호사 회원이 50명 안팎에 불과했다. 변호사 회원이 적었음에도 변협은 변호사법 위반을 이유로 로톡을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출시 7년이 지난 현재는 로톡의 회원 수는 급증했다. 올해 3월 기준 로톡에 등록한 변호사 회원 수는 약 4000여 명에 육박한다. 변협 소속 변호사가 3만여 명인 것을 추산하면 약 12%에 달하는 변호사가 로톡에 가입한 것이다. 변협 입장에서는 변호사 가입수 증가가 반가울 리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변협은 지난달 협회 내부 규정인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과 ‘변호사윤리장전’을 연이어 개정해 로톡을 저격하고 나섰다. 변협은 변호사들이 법률플랫폼에 가입할 경우 ‘징계’처분이 가능하도록 수정했다.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됐다. 대다수의 변호사가 법률플랫폼이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고, 덤핑 광고로 공정한 수임 질서를 무너질 수 있다는데 동의한 셈이다.
실제 변협은 법률플랫폼이 지닌 큰 문제점 중 하나로는 저가 수임 경쟁 조장으로 인한 법률서비스 질 저하를 꼽았다. 법률 서비스 제공 가격을 낮추게 되면 많은 사건이 몰리게 되고, 그로 인한 사건 당 변호사들의 투자 시간이 줄어들고, 그렇게 되면 볍률 서비스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변협 측은 “개별 변호사들이 덤핑 광고와 저가 수임 경쟁에 내몰린다면 생존과 생계의 공포 때문에 무리하게 업무를 수행하게 돼 결국 변호사 업계가 붕괴될 것이다”며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법상 변호사가 지닌 사명과도 배치되는 문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변협은 자신들의 주장에 대해 변호사법 제34조를 근거로 제시했다. 변호사법 34조는 ‘법조인은 물론 비법조인도 대가를 조건으로 내걸고 의뢰인을 특정 변호사나 사무직원에게 소개나 알선, 유인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협은 플랫폼 자체가 비법조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비변호사가 운영하는 법률플랫폼에서 사실상 사건을 알선하면서 ‘광고비’ 등 명목으로 돈을 받는 건 변호사법 위반을 피해 이득만 취하려는 편법이다”며 “새로운 형태의 ‘사무장 로펌’인 법률플랫폼과 협업하지 않고, 변호사로서 자긍심과 공공성을 지키길 바란다”고 전했다.
변협의 강경 대응에 로톡 사업은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됐다. 변호사들에게 광고비를 지급받아 수익을 내는 플랫폼 상 변호사들의 로톡 탈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로앤 측은 공정위로 사안을 옮겨 시간벌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로앤은 변협을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을 위반으로 신고했다. 구체적으로 ‘공정거래법 제26조’(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및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와 》표시광고법 제6조’(사업자단체의 표시·광고 제한행위의 금지)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향후 로앤은 공정위 심판 과정에서 로톡 사업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사업적 기반과 인적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일부 청년·새내기 변호사들은 영업과 생존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며 “변호사 회원과 이용자들을 위해 강력한 조처를 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양 측간의 첨예한 대립이 오가고 있는 상황에 공정위와 헌재의 판단이 나와야만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 소송은 어느 법안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양쪽 말이 모두 맞을 여지가 있어서, 공정위가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건이 될 듯하다”며 “공정위 사건 자체가 최소 1년에서 3년 소요되는 만큼 이번 사안 역시 장기간 소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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