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 유통 대기업 본입찰 불참 사모펀드 리그시장 점유율 ‘뚝’ 개발인력 이탈 심화 껍데기만 남아‘시한부 매물’ 불리하게 작용 시간 끌수록 가격 다운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요기요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신세계그룹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깜짝 등장이 예상됐던 롯데그룹 역시 입찰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사모펀드 세 곳 정도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SSG닷컴은 예비입찰에 참여해 유통과 배달 플랫폼을 접목했을 때 큰 시너지가 날 수 있을지 면밀하게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가격대비 매력도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예비입찰에는 불참했으나 본입찰에 깜짝 등장 가능성이 거론됐던 롯데도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처음부터 요기요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앱 시장의 초고속 성장세에도 요기요 본입찰이 흥행에 실패한 것은 매각 측이 원하는 2조원이라는 몸값에 비해 요기요의 매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요기요는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의 아성을 넘을 만큼 소비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바탕으로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요기요의 점유율은 수직 낙하 중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경기권에서 요기요의 점유율은 39%였으나, 올해 2월 27%까지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은 59%에서 53%로 감소했고 쿠팡이츠는 2%에서 20%로 대폭 확대됐다.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점유율 차이는 7%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요기요의 시장 2위 지위는 불안정한데 인수 이후 추가 투자비용마저 필요하다는 점도 요기요의 몸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배달 시장의 점유율 다툼이 치열하기 때문에 인수 이후에도 라이더 채용과 물류시스템 확보 등 지속적인 자금 투자가 필요하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요기요에 거액을 베팅하기 꺼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요기요는 매각 기한까지 정해져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DH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면 시장 내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인수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을 내걸며 ‘조건부 기업 결합 승인’ 방침을 내놨다. 매각 기한은 오는 8월 2일까지이며, 공정위와의 협의 하에 추가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이 기한 내 매각을 끝내지 못하면 DH는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이행강제금은 배달의민족 매각대금의 1만분의 1로 매일 5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다 보니 DH는 요기요 매각 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원매자들은 요기요의 매각 기한이 정해져 있으니 시간을 끌수록 자연스럽게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원매자들이 서둘러 베팅에 나설 필요성이 없었던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관련업계는 DH가 매각 주관사와 함께 인수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찾아 개별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본입찰 기한을 정하지 않고 인수 의사가 있는 후보들은 언제든지 제안서를 낼 수 있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경합에 대한 열기가 시들해진 만큼, 요기요 입장에서는 공개입찰이 아닌 인수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찾아 개별협상을 통해 가격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기요가 공정위에 매각 기한을 연장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요기요 매각 기한은 8월 2일로 정해져있지만. 공정위는 정한 매각 기한까지 매각이 불가능한 사정이 생길 경우 6개월 범위 내에서 1회 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지만 요기요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현재 요기요는 1조원도 거품이 많고 5000억~6000억원이 적정수준이라고 보는 곳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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