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후 사명 변경·지주사 전환 행보지주사 전환 후 대림 통해 DL 지분 42.28% 확보고 구자경 회장 외손녀와 연애결혼···‘LG맨’ 선호일감 몰아주기·갑질 등 구설수···재판도 현재 진행형
이해욱 DL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한지 24년,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한지 9년만이었다. 이 회장은 이준용 DL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대림산업 창업주인 고 이재준 회장의 손자로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형제 간 분쟁 없이 그룹 수장 자리에 올랐다.
회장 취임 당시 “절대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힌 이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했으며 74년 만에 그룹 간판을 대림에서 DL로 바꾸는 등 적극적인 변화에 나서고 있다.
◇지주사 체제로 강해진 지배력 =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DL그룹은 상반기 이해욱 회장→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DL이앤씨·DL케미칼·DL에너지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 회장은 대림 지분 5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 동안 DL그룹은 이 회장의 불안한 지배력이 약점으로 꼽혔으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인적분할’과 ‘지분스왑’을 단행하며 최상위 지배회사 대림의 DL 지분율은 기존 21.67%에서 42.28%로 높아졌다.
또한 DL그룹은 수직계열화 지배구조를 완성하며 사업별로 보다 투명하고 독립적인 구조를 갖추게 됐다. DL이앤씨, DL케미칼, DL에너지가 각 사업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 추구가 가능하게 되며 기업가치도 재평가받는 모습이다.
이 회장 체제 이후 실적 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주사 DL은 이 회장이 취임한지 1년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거뒀고 지난해에는 10대 대형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했다.
◇경영공백 피했지만 ‘총수 리스크’ 지속=DL그룹은 3세 이해욱 회장 체제가 무난히 안착한 모습이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 회장이 여러차례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 회장은 개인 지분이 높은 비상장사들을 합병시키는 방식으로 그룹 지배력을 높여 일부 시민단체들이 증여세를 회피한 ‘편법승계’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부당 내부거래 혐의 등을 이유로 시민단체, 국민연금공단 등으로부터 사내이사 연임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경영 투명성 확보를 이유로 대림산업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다.
2016년에는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언·폭행하는 등 ‘갑질 논란’으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최근 이 회장은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또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호텔 브랜드 글래드의 상표권을 자신과 아들 이동훈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 에이플러스디에 넘겨주고, 자회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사용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수익을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1심에서 2억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으며 함께 기소된 DL 법인은 벌금 5000만원,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은 3000만원이 선고됐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벌금형을 받으며 DL그룹이 미래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총수 공백’ 위기는 일단 넘겼다는 평가다. 검찰과 이 회장 측은 지난 8월 3일 각각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DL그룹은 이미 지난 2018년 ‘전면 경영쇄신 계획’을 발표하고 이 회장과 아들 이동훈씨가 각각 55%, 45%를 보유했던 에이플러스디 지분을 그룹 계열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 전부 무상증여했다. 업계에서는 에이플러스디가 향후 4세 승계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2대 걸쳐 LG家와 혼맥···곳곳 LG 출신 인재 ‘눈길’=DL그룹은 LG그룹과의 인연도 깊은 곳이다.
이 회장은 고 구자경 전 LG그룹 명예회장의 외손녀인 김선혜씨와 연애결혼했다. 김 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으로 모친은 구 전 회장의 장녀 구훤미씨다.
고 이재준 DL그룹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이재연 아시안스타 명예회장도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차녀인 구자혜씨와 결혼했다. 이재연 회장은 LG카드 부회장과 LG그룹을 고문을 지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DL그룹이 유난히 LG맨들의 이직이 많은 곳 중 하나인 이유도 이 같은 혼맥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해욱 회장 체제에서도 다양한 LG 출신 인재가 그룹 요직에 올랐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LG전자에서 최연소 전무 승진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지난해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으로 선임된지 한 달 만에 DL로 자리를 옮기며 이슈가 됐다.
2013년 DL그룹에 합류한 남용 DL이앤씨 이사회 의장은 이 회장의 ‘경영 멘토’로 불린다. 남 의장은 LG그룹을 떠난 뒤 2013년 4월부터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고문으로 5년간 일하다 2018년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 의장도 맡게 됐다.
배원복 DL 부회장도 30년 넘게 LG전자에서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며 피처폰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배 부회장은 2017년 LG전자를 떠나 2018년 대림오토바이 대표이사, 2019년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등을 거쳐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부터 DL모터스를 이끌게 된 윤준원 대표도 LG유플러스 출신이다. 윤 대표는 LG증권으로 입사해 LG유플러스 전무와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 대표를 거쳐 2019년 대림오토바이 대표로 영입됐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