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대환대출 플랫폼 전면 재검토“은행들, 핵심 쟁점 ‘수수료 논란’ 소통 기대현상황 지속되면 금융위vs은행 플랫폼 경쟁업계 “플랫폼 경쟁 구도 모두 원치 않을 것”
30일 은행권 목소리를 종합하면 고 후보자가 금융당국 주도의 대환대출 플랫폼 전면 재검토 의사를 내비치면서 새로운 소통의 장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고 후보자는 자는 25일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한 금융회사 애로사항을 충분히 고려해 해결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변 답변에서 밝혔다.
이어 실제로 청문회에서 같은 질문이 나오자 “아직 빅테크 기업들과 금융권하고 완전하게 협의가 잘 안 된 것 같다”며 “논의를 더 진행하고 처음부터 다시 재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금융위가 오는 10월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금융위 주도의 대환대출 플랫폼은 시중에 있는 플랫폼 기업의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를 금융결제원의 ‘대환대출 인프라’와 연동하는 모델이다.
예를 들어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플랫폼이 구축되면 소비자는 지금처럼 은행 창구에 가지 않아도 비대면·원스톱으로 금리를 비교해 편리하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의 반응은 줄곧 반대 입장으로 분명했다. 지난달 6일 금융위가 시중은행 관계자를 모아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관련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숨기지 않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고 다른 시중은행 역시 대놓고 같은 입장을 드러내진 못했지만 이에 동조하고 있다는 뒷말이 나왔다.
이후 두 번째 간담회에서 시중은행들은 “해당 플랫폼을 24시간 운영할 것이 아니라 은행 업무시간에만 이용이 가능하도록 제한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소비자 편익’을 강조하며 언제 어디서든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지만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과 연계 등 업무 절차를 이유로 여기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 은행들이 이렇게 난색을 보이는 이유는 가장 기초적인 ‘협업 조건’인 수수료 문제에서부터 지나치게 빅테크·핀테크 업체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통상 제1금융권은 0.2~0.6%를 대출 중개수수료로 내고 있는데 일부 핀테크·빅테크는 금융위 주도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를 받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금융위가 이런 안을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태도를 계속 보이면서 시중은행들이 더는 손 놓고 있지 말고 이참에 은행연합회를 통한 같은 유형의 플랫폼을 오는 12월 이후 출시하자고 합의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의 주장은 “결국 이렇게 허용되는 수수료는 고스란히 마지막엔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가 은행은 은행대로 빅테크·핀테크 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그 부담은 소비자가 지게 되는 꼴”이라는 데 모인다.
이렇게 되면 애초 금융위가 원하는 ‘소비자 편익’을 위한 대환대출 플랫폼 취지가 궤도를 이탈하므로 끝내 빅테크·핀테크 업체만을 위한 플랫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봐달라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고승범 후보자가 금융회사 CEO를 비롯한 ‘시장 소통’에 방점을 찍겠다고 강조한 터라 금융위의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과정에서 수수료 문제만큼은 실타래를 풀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은행권에 역력하다.
금융위에 따르면 앞서 고 후보자는 금융위 1급 이상 간부와 주요 국장 등이 함께한 티타임에서 “금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금융산업 발전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생각”이라며 “금융산업노조와 사무금융노조 등 금융산업 종사자의 목소리도 깊이 경청하며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청과 대화를 내건 신임 금융위원장을 향한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대환대출 플랫폼 건에서 전면 재검토 얘기가 나온 만큼 가장 핵심인 수수료 문제부터 풀려서 은행연합회 플랫폼과 불필요하게 경쟁하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곧바로 경과보고서를 합의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 재가만 남은 상태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dori@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