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하반기 전략회의 이어 재차 “플랫폼”케뱅·카뱅·토스 출범에 위기 직면했지만위기 낭비 말자···새로운 방식 도전 기회
30일 KB금융에 따르면 전날 열린 창립 13주년 기념사에서 윤 회장은 “13주년을 맞이해 13개 가족회사를 비롯한 13개국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대한민국 리딩금융그룹의 위상을 공고히하고 있다”며 “이제는 리딩금융그룹을 넘어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회장은 금융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키워드로 ‘플랫폼’을 꺼내 들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출범을 위기로 정의하면서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자문역이었던 람 이매뉴얼이 한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라는 발언을 인용해 “위기는 기존에 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이 빠른 속도로 모바일 중심의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지만 KB금융이 가진 기존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불필요한 관성은 걷어내자는 뜻이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빠르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강조하면서 WM(자산관리), CIB(기업투자금융), 자본시장 등 기존 사업 부문별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해 수익기반을 확대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KB금융의 여러 활동 중 하나로 스타트업 투자와 협업이 첫손에 꼽힌다. KB금융은 2015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창업 6년 이내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향후 협업까지 모색하는 ‘KB스타터스’를 꾸리고 있다.
시각 장애인의 온라인쇼핑몰 접근성을 인공지능(AI)으로 개선한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이 기술을 향후 KB금융의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한 협업을 모색하는 식이다. 앞서 2016년 KB스타터스에 선정된 디지털 플랫폼 채팅 솔루션 ‘센드버드’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으로 떠올랐으며 ‘리브메이트’ ‘리브똑똑’ 등 KB금융 플랫폼의 채팅 솔루션 개발에 참여해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낳았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KB국민은행의 ‘뉴 KB스타뱅킹’ 앱에도 눈길이 쏠린다. 모바일 최적화를 위해 로그인 방식을 간소화하고 주로 쓰는 화면 위주로 앱을 하나로 묶는 등 편의성에 모든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은 현재 이용률이 저조한 앱과 메뉴를 줄이고 이들을 하나로 묶는 방식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한 통합 앱 안에서 주요 앱으로 연결하는 ‘앱 인 앱’ 방식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출시 일정이 제3인터넷 전문은행인 토스뱅크 출범과 맞물려 모바일 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볼 수 있다.
모바일 앱 개편은 디지털 시대 주역인 MZ세대(1980~200년대생)를 사로잡기 위한 초석으로도 꼽힌다. 은행 창구보다 모바일 업무에 익숙한 이들을 위해선 인터넷은행 이상의 앱 편의성과 속도감을 높여야 한다는 절실함이 묻어 있다.
앞서 윤 회장은 “디지털 시대 주역인 MZ세대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KB고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넘버원 금융플랫폼으로 인정받도록 전 경영진이 결기를 가지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모바일 앱 개편과 관련해서는 “넘버원 플랫폼의 최종 목적지는 3600만명의 KB고객이 KB플랫폼을 가장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리브부동산, KB차차차, KB헬스케어, 리브모바일 등 비금융 플랫폼을 강화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외부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대고객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네덜란드 대표 슈퍼마켓 체인점인 ‘알버트 하인’이 젊은 고객 이탈에 위기의식을 느껴 AI를 통한 ‘장바구니 목록 예측’으로 개인화 쇼핑을 도운 사례가 있는데 이를 KB금융 플랫폼에도 적용하자는 뜻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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