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부문 대표이사 교체 없어···백화점 부문만 ‘소폭’ 변동물러났던 손영식 전 신세계디에프 대표 신세계 대표로 ‘부활’외부서 임원급 18명 영입···온라인 준비·신사업 강화 방침
다만 백화점 부문에서는 차정호 신세계 대표가 백화점 부문을 총괄하는 대표로 이동했고, 고문으로 물러났던 손영식 전 신세계디에프 대표를 다시 신세계 대표로 ‘부활’시키는 이례적인 인사가 단행됐다.
정기인사 일정도 신세계는 두 달, 이마트는 2주 이상 앞당겨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느슨해지기 쉬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한편, 내년 전략도 조기에 수립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정유경, 백화점 대표 전격 교체···손영식 복귀 = 신세계그룹은 1일 자로 백화점과 이마트부문에 대한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신세계 대표이사에 손영식 전 신세계디에프 대표를 내정했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코스메틱부문 대표인 이길한 대표가 패션부문을 함께 담당하며 총괄대표로 내정됐고 신세계까사 대표이사에는 최문석 대표가 외부에서 영입됐다.
이로써 백화점부문은 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까사, 백화점부문 및 지난 7월 김주성 신임 대표가 선임된 마인드마크까지 총 5개 조직의 수장이 교체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차정호 대표의 이동과 손영식 전 신세계디에프 대표의 복귀가 특히 눈길을 끈다. 손 대표는 신세계디에프 대표에서 물러난 후 그동안 고문직을 맡아왔다. 물러났던 전 대표가 신세계 전반을 총괄하는 대표로 선임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그룹 안팎도 술렁이고 있다.
손 대표는 2017년 신세계디에프 초대 대표로 선임돼 재임 1년 만에 신세계디에프를 ‘1조클럽’에 입성시킨 인물이다.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을 재빠르게 업계 3위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세점업계가 위기에 직면하며 실적이 고꾸라졌다. 결국 손 대표는 경질됐고 고문 자리를 맡아왔다. 손 대표는 이번에 신세계 대표로 복귀하면서 신세계의 실적으로 코로나19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고문 역할을 맡고 있던 손 전 대표를 1년 만에 신세계 신임 대표로 불러들였다. 이 배경에는 신세계디에프를 이끌었던 손 대표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정 총괄사장이 차정호 대표에 지난해 실적 부진과 휴젤 인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신세계그룹에 합류한 차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맡으며 실적 개선과 신사업 안착을 주도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신세계 대표 자리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코로나19로 백화점 사업이 주저앉고 ‘포스트 코로나’ 대비 일환으로 추진했던 ‘휴젤’ 인수까지 무산됐다. 차 대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며 2년 만에 백화점부문 대표로 이동했다.
이 밖에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까사 대표 자리에는 외부 인사인 최문석 대표를 영입했다. 기존에 신세계까사를 이끌던 임병선 대표는 백화점부문 신규 PJT TF장으로 옮겼다. 임 전 대표는 신세계까사가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확장전략을 펼치며 매출액을 성장시켰다. 이 공을 인정받아 백화점부문 신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중책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새로 선임된 최문석 대표는 2006년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을 거쳐 2014년 써머스플랫폼(전 에누리닷컴)을 거쳐 2019년 여기어때컴퍼니 대표까지 역임한 ‘이커머스 전문가’다. 신세계까사는 현재 온라인몰 ‘굳닷컴’의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에 정 총괄사장은 이커머스에 잔뼈가 굵은 인물을 대표 자리에 앉혀 온라인사업을 더욱더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최문석 대표 포함 신세계까사와 백화점 부문에서는 총 4명의 외부 인재가 수혈됐다.
◇지난해 최대 실적 이마트, ‘안정’ 바탕 외부 인재 영입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부문은 지난해 6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거 교체했지만, 올해 인사에서 대표급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이미 파격적 인사를 단행하면서 강도 높은 조직 쇄신을 진행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2019년 일찌감치 유통 컨설팅 전문가인 강희석 대표를 영입해 사업 재편을 본격화했다. 강 대표는 취임 직후 구조조정의 칼을 뽑았다. 연 9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적자를 내던 전문점 사업을 수익성 위주로 정리하고 직원들의 성과급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와 함께 수익성이 좋은 할인점들은 체험형 매장을 보강해 리뉴얼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이같은 노력에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20조원을 넘겼다. 이는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이었다. 강력한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점포 경쟁력 강화로 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고 이는 올해 2분기까지 지속했다. 2019년 2분기만해도 19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전문점은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69억원,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7억원을 내며 적자를 대폭 줄였다.
이마트 부문은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냈고 올해도 실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사업이 전반적으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대표이사 교체보다는 외부 전문가를 대폭 영입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라인·신사업 TF에 신규 선임될 임원이 어떤 인물일 지가 관심사다. 이를 포함 이마트부문은 SSG닷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신세계아이앤씨 등 총 9개 계열사에서 14명의 외부 인재를 수혈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미래 준비, 핵심경쟁력 강화, 인재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철저한 실력주의·능력주의 인사를 시행했다”며 “전 사업군에 걸쳐 온라인시대 준비와 미래 신사업 발굴 강화가 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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