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상생·지속가능성 초점 맞춘 ‘관계형 커머스’ 전략 제시이커머스 콘텐츠 강화 움직임···인플루언서 라이브로 대응장윤석 “새 비전으로 경쟁력 키운 후 IPO 재추진 할 것”
장윤석 티몬 대표는 13일 오전 티몬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티비온(TVON)’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상생·지속가능성의 3가지 가치를 중심에 둔 ‘이커머스 3.0’ 비전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장 대표는 “티몬은 온라인커머스에서 ‘맏형’ 역할이었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 티몬은 조금 잊혀지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티몬에 와서 보니 커머스 자산이 굉장히 많더라.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나 트래픽 등을 활용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커머스 3.0 비전을 발표하면서 ‘티몬’이라는 브랜드, 티몬이 가진 커머스 트래픽, 커머스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티몬은 커머스 생태계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스토리 중심의 ‘관계형 커머스’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틱톡·아프리카TV ‘콘텐츠’·티몬 ‘커머스’ 역량 합친다 = 티몬은 콘텐츠 DNA를 커머스와 결합해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티몬은 지난 8월부터 티비온 방송제작팀을 통합하고 인력을 대폭 충원하는 등 방송제작확대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이와 함께 티몬은 틱톡, 아프리카TV 등 주요 콘텐츠 플랫폼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틱톡과는 커머스 크리에이터 육성에 나선다. 틱톡 크리에이터를 라이브커머스에 특화된 쇼호스트로 선발·육성하고 티몬 라이브커머스에 출연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장 대표는 “라이브커머스는 티비홈쇼핑을 모바일로 옮겨온 것과 인플루언서 기반의 라이브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본다”면서 “국내는 전자에 집중돼있는데, 티몬의 방향은 인플루언서 기반의 두 번째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티몬은 홈쇼핑의 이점은 취하면서도 라이브커머스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채널 신뢰를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커머스 크리에이터들이 실시간 영상으로 구독자들에게 물건을 파는 시장이 커질 것이라 보고 이들을 양성하는 것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장 대표는 “커머스 기업은 커머스만 열심히 하는데, 콘텐츠가 융합돼야 한다”면서 “이미 이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티몬이 산업을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지자체 협업·브랜드 상생···‘D2C플랫폼’ 전환 = 장 대표는 상생·협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영도 강조했다. 티몬은 이런 측면에서 지자체와의 협업, 브랜드와 ‘커머스 자산’을 공유하는 것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티몬 내 주요 의사결정을 ESG경영 차원에서 논의하고 결정하는 ‘ESG경영위원회’도 설치했다.
지자체는 포항시와의 MOU를 시작으로 지역 콘텐츠와 특화상품을 발굴하고 ‘커머스센터’를 건립해 지역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 나선다. 단순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커머스센터에서 지역 콘텐츠와 지역경제를 티몬의 플랫폼에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도새우’와 같은 지역특산물 PB상품 출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역특산물 PB는 티몬 디자인실에서 패키지를 디자인하거나 브랜딩하는 등의 지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커머스센터에서는 지역 청년들에게 이커머스 실습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들이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농·수산물을 판매할 수 있게끔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장 대표는 브랜드와 상생을 통해 ‘D2C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도 밝혔다. 오프라인 중심의 브랜드들이 온라인을 핵심 채널로 선정하고 관심 갖는 이유는 단순히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티몬은 판매 데이터, 고객 등 티몬의 플랫폼과 커머스의 자산을 파트너와 공유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티몬의 브랜드라든가 트래픽, 인프라를 티몬 혼자 ‘조여매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티몬은 커머스 생태계에서 각각의 주체들을 연결해 가치를 만들고 버티컬 커머스도 확장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장 대표는 “브랜드가 플랫폼에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때 쓰던 ‘ROAS(광고비 대비 매출액)’는 이제 인스타그램처럼 ‘CPA(설치·구매·구독자 획득 등의 비용)’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브랜드가 입점하고 싶은 플랫폼,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문화 벤치마킹···구성원 자율·책임 강조 = 장 대표는 앞서 제시한 ‘이커머스3.0’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 문화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월부터 티몬에 출근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영어 이름을 쓰자고 제안했던 이유는 우리가 앞으로 다양한 사업을 펴며 발전해야 하는데 구성원들이 의견을 개진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었다”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콘텐츠를 만들고 실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문화”라면서 “커머스 플랫폼에서도 모두가 자율과 책임하에서 주도적으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런 기업 문화가 있어야만 비전 달성도, 상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티몬에 합류한 후 임직원 100여명에게 넷플릭스의 ‘규칙없음’을 설명한 책인 ‘노 룰스룰스(No Rules Rules)’를 선물하기도 했다. 책을 함께 읽으면서 넷플릭스를 벤치마킹하고 이 문화를 티몬에도 장착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글로벌 기업 문화를 이식하고 전 세계 시장에서 비전을 이끌어가는 플랫폼이 티몬이었으면 한다는 염원도 내비쳤다.
이어 장 대표는 IPO에 대한 계획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IPO는 사실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며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한 단계일 뿐”이라면서 “IPO를 하고 싶다고 무조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 시점을 정하기보다는 지금 티몬 상황을 고려해서 정할 것. 인수합병(M&A) 등 여러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대표는 “온라인 채널이 주류가 된 기회에서 제품을 싸게 팔거나 배송을 빨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나, 이제 소비의 기준이 ‘가치’로 넘어가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티몬은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여러 파트너들과 상생하는 ‘다음’을 준비해 지속가능한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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