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특화 ‘웰스테크 플랫폼’ 구축하고 은행 디지털그룹 내 전담 ‘마케팅팀’ 가동 ‘공기업’ 이미지 탈피하고 성장 기반 확보“디지털 전략 가속화로 게임체인저 될 것”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MZ세대’를 키워드로 하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의 보유 지분 매각 성공에 ‘완전 민영화’ 체제로 새 출발하는 만큼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소비자를 확보해 성장 기반을 다지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들어 MZ세대를 겨냥한 서비스 개발에 착수하는 한편, 전담 마케팅 부서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우리금융은 지난달 26일 경영진과 젊은 직원이 함께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에서 ‘MZ특화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금융이 준비 중인 ‘MZ특화 플랫폼’은 투자지원에 특화된 웰스테크(Wealth-Tech)를 테마로 꾸며진다. 주식과 부동산, 가상자산 등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에 그룹의 증권 부문 확대 계획까지 반영한 행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초개인화에 기반해 재미있고 편리한 일상생활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회사 측은 귀띔했다.
동시에 우리금융은 MZ세대 직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AI·블록체인·UX·UI 등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함으로써 여러 분야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그룹사가 참여하는 2000억원 규모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펀드를 꾸려 핀테크 업체와의 지분투자, 합작법인(JV) 등도 추진한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디지털그룹 내 ‘MZ마케팅팀’을 가동하며 그룹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나섰다. 과장급 팀장을 포함한 모든 팀원이 MZ세대로 구성된 이 부서는 ▲신규 콘텐츠 발굴 ▲상품 개발 ▲융복합 서비스 제휴 등 사업을 담당한다. 또 모바일 앱 ‘우리원(WON)뱅킹’을 통해 그 결과물을 속속 공개할 예정이다.
이처럼 우리금융이 다각도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완전 민영화’의 전환점을 맞아 주주와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이미지를 제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사실 우리금융은 이미 수년째 ‘과점주주’ 중심의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 자리한 탓에 ‘공기업’이란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 기회에 젊은 조직으로의 변신을 공식화함으로써 그룹 안팎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란 게 업계의 시선이다.
궁극적으로는 새 먹거리를 확보함으로써 다른 금융그룹과의 무한경쟁에 대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우리금융 입장에선 민영화가 ‘기회’이면서도 ‘위기’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정부의 그늘을 벗어나면서 경영상 자율성은 커지겠지만 그로 인해 지금껏 누렸던 혜택 또한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우리금융은 다방면으로 젊은 소비자와의 소통을 지속하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카드·종금 등 계열사별로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 우리원뱅킹 곳곳에 이색 서비스를 추가하며 함께 호흡하는 있다.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로 마케팅을 펼치는 게 대표적 사례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국내 e스포츠리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뒤 ▲LCK적금 출시 ▲고등LoL 리그 개최 ▲LCK 전용페이지 신설 등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손태승 회장은 “2021년 완전 민영화 성공을 토대로 우리금융만의 새로운 디지털 미래를 만들어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