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부터 중단된 원전백서 발간을 올해도 추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원전백서 발간 추진 현황 및 계획을 묻는 이 의원 측에 “원전 관련 주요 정책변화로 백서의 추가·보완이 필요해 지속해서 관계기관들과 함께 세부 내용에 대한 검토·보완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답했다.
이어 “상당 기간 백서가 미발간 상황임을 고려해 유사한 내용으로 구성돼 매년 발간 중인 원자력(안전)연감과의 통합을 포함해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원전백서를 단독으로는 펴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1990년부터 발간된 원전백서는 국내 원전 현황, 원전 정책 방향, 해외 원전 동향, 핵연료 및 폐기물 관리 실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원전백서를 매년 펴내고 온라인에 공개했다.
그러나 현 정부가 들어선 뒤로는 한 권도 발간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2020년 원전백서 발간 중단과 관련해 비판을 받자 “미발간 연도를 포함한 2020년 원전백서를 펴낼 예정”이라고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한수원도 2020년 국정감사에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되면 곧바로 원전백서를 발간하겠다고 했지만, 9차 계획이 그해 12월 28일 확정됐음에도 백서 발간을 미뤄왔다.
특히 한수원은 원전백서 원고 초안을 작성해 작년 6월 취합했음에도 산업부와 검토·보완 작업만 수개월째 하고 있으며 초안 열람도 거부했다고 이 의원 측은 설명했다.
원전백서는 정부가 의무적으로 발간해야 하는 법적 근거가 있는 자료는 아니다.
다만 원전 관련 정보가 총망라된 백서 발간이 중단되면서 학계·산업계에서 관련 논의가 위축되고 수출을 비롯한 원전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전백서를 원자력안전연감에 통합하기로 한 것도 두 자료의 성격이 달라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력안전연감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주관으로 작성되기에 원전 산업 자체보다는 안전과 규제 관련 내용에 방점이 찍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원전백서 발간을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작성된 2016년 원전백서에는 신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명시하고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이 의원은 “사실상 탈원전의 부작용과 그동안 현 정부가 고집해온 정책 한계점이 백서에 담기는 것이 두려워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이제라도 잘못된 원전정책의 방향을 수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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