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켐, 잇따라 대규모 시설투자전기차 수요 증가에 신성장동력으로 육성LG화학, 전지소재 등 신사업 年4조 투자 경북 구미에 단일 최대 양극재 공장 착공롯데켐, 서산 대산공장 신·증설에 6000억롯데알미늄·롯데정밀화학과 4대 소재 공략
LG화학은 지난달 경북 구미시에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을 착공하는 등 배터리 소재를 비롯한 3대 신사업에 2030년까지 매년 4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롯데케미칼도 롯데알미늄, 롯데정밀화학 등 계열사와 배터리 4대 소재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 신설 등에 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신성장동력으로 =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올 들어 배터리 소재 분야에 대한 시설투자를 잇따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세계 전기차 수요 증가로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소재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수요는 2020년 310만대에서 2025년 1950만대, 2030년 518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순수전기차(BEV) 판매 대수는 400만6000대, 침투율은 5.2%로 추산된다.
이 같이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수요 역시 2020년 139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1111GWh, 2030년 3254GWh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기존 내연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소재와 유형에 따라 차량 주행거리와 안전성에 차이가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은 배터리 소재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져 화학·소재기업들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4대 핵심 소재가 필요하다.
리튬 산화물로 구성된 양극재와 흑연으로 구성된 음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 충전 속도를 좌우하는 소재다. 양극재와 음극재는 각각 배터리 전체 생산 원가의 약 40%, 20%를 차지한다.
전해액은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을,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벽 역할을 한다.
◇LG화학, 2030년 전지 소재 매출 12배로 = LG화학은 지난 8일 2021년 경영실적을 공개하면서 전지 소재와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에 오는 2030년까지 9년간 매년 4조원씩 총 36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지 소재 분야에서 양극재, 분리막 사업을 강화해 세계 최고의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은 2006년 세계 최초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양산하는 등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과 메탈 소싱 경쟁력을 기반으로 양극재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달 경북 구미시에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착공한 바 있다. 오는 2025년까지 구미시 국가산업5단지 내 6만㎡ 부지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까지 니켈 80% 이상의 하이니켈 제품 비중을 90% 수준까지 확대하고, 한국과 중국, 유럽, 미국 등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해 생산능력을 26만톤으로 늘린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외에 고객 다변화도 적극 추진해 올해부터 의미 있는 수준의 외부 고객 사업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등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분리막 사업 경쟁력도 강화한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차별화된 분리막 원단 기술을 보유한 도레이(Toray)와 헝가리에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세계 최고 속도의 코팅 기술을 보유한 LG전자의 코팅사업을 인수한 바 있다.
앞으로 유럽 내 생산능력 추가 확장과 미국 등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와 함께 고객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전지 소재 사업 매출액을 지난해 1조7000억원에서 2030년 21조원으로 12배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같은 기간 전지 소재 사업을 포함한 3대 신사업 매출액은 3조원에서 30조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액은 26조원에서 6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온라인 투자자 설명회에서 "2030년까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신약 중심의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사업 핵심 축을 전환하고, 연구·개발(R&D)과 전략적 투자는 물론 인수·합병(M&A)까지 포함한 내외부의 모든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2030년 친환경 매출 10조 = 롯데케미칼도 '그린 프로미스(Green Promise) 2030' 비전에 따라 미래 친환경 사업의 핵심 축인 배터리 소재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7일 충청남도, 서산시와 대산공장에 602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6만7500㎡ 부지에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2330억원)과 이산화탄소 포집 및 액화설비(600억원)를 신설하고 산화에틸렌유도체(EOA), 고순도 산화에틸렌(HPEO) 공장(2200억원)을 증설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은 고순도 에틸렌카보네이트(EC), 디메틸 카보네이트(DMC)를 생산한다. 고순도 EC와 DMC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전해액에 투입되는 대표적인 유기용매다.
당초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 이사회에서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 건설에 21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으나, 투자 규모를 200억원 이상 확대했다.
롯데케미칼은 공장 신설을 통해 유기용매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소재 국산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유기용매는 전해액 원가 비중의 약 30%를 차지해 성장성이 높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2023년 하반기 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2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 및 액화설비도 건설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탄소 포집 및 활용(CCU) 파일럿 설비의 실증 운영을 마쳤다.
이 설비를 통해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고순도 EC, DMC의 원료로 투입하는 한편, 드라이아이스와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으로 외부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고순도 EC, DMC의 원료 확보를 위해 HPEO 설비도 25만톤 규모로 증설한다.
롯데케미칼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배터리 소재 생산 기지를 건설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에 배터리 소재 전문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한 현지 기업과 접촉 중이다. 최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중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미국법인 LC USA 인근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알미늄, 롯데정밀화학 등 계열사와 연계해 배터리 소재 사업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 소재와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을 맡고,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은 각각 양극재 소재인 양극박, 음극재 소재인 음극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롯데알미늄은 양극박을 생산하는 헝가리 공장에 1100억원을 투자했고, 롯데정밀화학은 음극박 생산 기업 솔루스첨단소재에 290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를 포함한 친환경사업 매출액을 1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총괄 대표이사인 김교현 부회장은 올해 시무사를 통해 "최근 대두되는 기후위기대응과 글로벌 수요 트렌드 변화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성장은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가 되고 있다"며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신사업 발굴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신사업은 수소, 배터리, 플라스틱 재활용, 바이오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병행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가속화에 발맞춰 모빌리티, 배터리 소재 분야의 진입과 신소재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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