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사회서 2021년 결산배당안 의결보통주·우선주 1주당 0.011주 현물배당이사회 반대로 무배당 무산되자 선회 배터리 투자자금 마련 위한 궁여지책
해외 자산 매각 무산 등으로 배터리사업 투자자금 조달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주식을 풀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및 우선주 1주당 자사주 0.011주(2508원)을 현물 배당하고, 우선주 1주당 50원을 현금 배당하는 2021년도 결산배당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른 주식 종류별 1주당 환산 배당금은 보통주 2508원, 우선주 2558원이다. 배당성향은 약 69%이며, 배당금 총액은 2109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이 결산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19년도 결산배당 이후 2년만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무배당 계획이 무산되자 현금 대신 현물 배당을 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익의 배당을 금전, 외에 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 바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성장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지출과 재무구조 영향을 고려해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에 무배당 안건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이사회는 주주에 대한 신뢰 제고와 주주 환원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필요성을 고려해 논의 끝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의 결정과 의견을 반영해 2021년도 배당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2020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유가 상승과 석유제품 마진 개선 등으로 1조76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주식 배당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 증설 투자를 위한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114억달러(약 13조102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외 자산 매각에 이어 무배당 계획까지 무산되면서 배터리사업 투자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어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4일 석유개발 전문기업 플러스페트롤(Pluspetrol)과 체결한 페루 88광구, 56광구 지분 매각 계약이 해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9월 체결된 이 계약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페루 88광구, 56광구 지분 각 17.6% 전량을 미화 총 10억5200만달러(약 1조25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배터리사업 자회사 SK온의 지분 약 10%를 매각해 3조~4조원을 조달하는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향후 3년간 연간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는 중기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이번 배당정책 수립으로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은 향후 배당 예측이 가능해졌다는 게 SK이노베이션 측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시장과의 소통을 지속하여 주주환원정책 수립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jk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