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만 봐도 도봉구와 노원구의 상승률이 각각 20.66%, 20.17%로 서울 평균(14.22%)를 크게 상회했다. 이어 강서구 16.32%, 중랑구 15.44% 등도 서울 평균이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간 타지역 대비 낮았던 시세가 갭을 줄인 것이라는 풀이도 있지만, 실상 정비사업 기대감에 가격이 오른 단지들의 영향이 더 크다.
해당 지역의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최근 2배 이상의 집값 상승을 보였다. 방학동 신동아파트 29평형의 경우 2020년 최고 3억2000만원에 거래되는데 그쳤지만, 현재는 6억에서 6억5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노원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계동 한신아파트 17평의 경우 2020년 연초만해도 최고 실거래된 금액이 3억6000만원을 기록했지만, 현재 매물가격은 6억5000만원에서 7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그간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서민들의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17평이 6억원대를 넘어선 현재 더이상 저평가 지역이라고 말하기 애매해졌다.
여기에 윤 당선인의 공약인 '민간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가시화될 시에는 6억 이하 매물은 아예 찾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당 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텔'이 8억에서 9억원을 넘겼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오피스텔로 공급하면서 분양가를 올린 것이다.
그렇다면 분양가상한제를 아예 폐지한다면 이후 일은 뻔하다. 신규 공급 단지는 84㎡ 기준 10억원은 훌쩍 넘어설 테고 이후 공급되는 아파트들은 당연히 그 전 분양가를 기준으로 더 높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민들 입장에서는 6억원도 사실상 부담되는 금액이다. 현재 투기지역 및 주기과열지구의 경우 9억원 이하 주택은 40%까지 대출이 되는데 6억 기준 2억4000만원이 나오고 나머지 3억6000만원을 현금으로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30대 중후반(35~30세) 평균 실수령액은 352만원. 30대 중후반 연봉을 기준으로도 9년여간 한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해당 금액을 마련할 수 있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공급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공급량이 얼마나 될 것이며 그로 인한 시장 파장이 얼마나 클 수 있는 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대출 규제, 정비사업 규제 완화 모두 좋다. 하지만 시장 연착륙을 위해 단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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